미국 반도체주가 12일(현지시간) 급등했다. 전날 장 마감 후 클라우드 서비스회사인 코어위브와 AI(인공지능) 서버회사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의 수주잔고 급증이 AI 수요를 증명하며 반도체주 랠리를 이끌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2.5% 상승한 1만2399.4로 마감했다. 지난 7월29일에 기록한 전 저점 1만447.5 대비 18.7% 반등한 것이다. 전 저점 대비 20% 상승했을 때 강세장이라고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강세장 복귀를 눈앞에 둔 것이다.
이날 플래시 메모리 저장장치 회사인 샌디스크 주가는 5.8% 올랐고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 ADR(미국 주식예탁증서)는 9.0%,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9% 상승했다. 엔비디아와 AMD는 각각 3.0%와 1.8%씩 강세를 보였다.
이날 반도체주 랠리는 전날 장 마감 후 강력한 AI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코어위브와 슈퍼 마이크로의 실적 호재에 힘입었다. 이날 코어위브와 슈퍼 마이크로의 주가는 각각 19.3%와 19.0%씩 급등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광통신 부품 제조업체인 루멘텀 홀딩스도 전날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해 이날 주가가 13.6% 뛰어올랐다.
투자 컨설팅업체인 포트폴리오 씽킹의 설립자인 댄 켐프는 이 3개 기업이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반도체를 연결하고 설치하는 AI 가치사슬의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실제 반도체 수요가 어떤지를 보여주며 반도체 섹터에 대한 낙관론을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마켓워치에 "경계할 점은 이들 기업이 강력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조달의 규모"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네오클라우드 회사인 코어위브의 경우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는 기존 310억~350억달러에서 350억~39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는데 매출 전망은 이보다 훨씬 더 완만하게 올렸다는 지적이다.
켐프는 코어위브의 지난 2분기 순이자 비용이 6억4000만달러에 달한 반면 조정 영업이익은 1억2800만달러에 그친 점도 언급했다. 그는 "(코어위브의) 막대한 투자 규모를 정당화할 만큼 소비자와 기업이 (코어위브에) 돈을 쓰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코어위브와 슈퍼 마이크로 모두 수주잔고가 급증한 점에 찬사를 보냈다. 코어위브는 지난 2분기 말 수주잔고가 1040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46% 급증했다. 슈퍼 마이크로는 지난 2분기 말 신규 주문이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켐프는 이같은 주문 일부가 취소되거나 미뤄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대규모 수주잔고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지만 이는 이미 발생한 매출액이라기보다 여러 가지 실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의 범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되게 나오면서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이날 반도체주 상승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AI 자본지출을 위한 차입이 늘면서 AI 기업들의 실적이 금리에 민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브라이언 멀버리는 최근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AI 투자가 단순히 규모가 더 커지는 것을 넘어 더 넓은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코어위브는 AI 칩인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력함을 확인시켜 줬다면 루멘텀은 이러한 칩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모든 반도체주가 AI 수요 증가의 수혜를 똑같이 입지는 않을 것이라며 "펀더멘털이 결국은 (AI 테마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단순한 주가 모멘텀이 아니라" 성장세가 가속화되는 기업을 찾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광통신 부품회사인 코히어런트 등이 강력한 펀더멘털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켐프는 장기 투자자들이 물어야 할 질문은 수요 증가세가 주가 상승세를 앞서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현재까지 나타난 증거들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에 비해 주가가 더 빠르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