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영토분쟁' 쿠릴열도 첫 방문…일본 "강력 항의"

김완렬 기자
2026.08.13 16:19
[유즈노사할린스크=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러시아 사할린섬 유즈노사할린스크 인근 태평양함대 소속 미사일 순양함 바랴그호에서 군사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6.08.13. /사진=민경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 방문하자 일본 당국이 즉각 항의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13일 푸틴 대통령이 남쿠릴열도의 이투루프섬에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일본과 영유권을 다투는 남쿠릴열도에 푸틴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수산물 가공공장, 병원, 학교 등을 시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영토 문제로 타협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드러내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일본 외무성은 즉각 반발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열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나 본질적으로 일본 영토"라며 "일본 정부는 이번 방문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2010년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전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남쿠릴열도의 쿠나시르섬을 찾았다. 그는 총리 자격으로도 2012년, 2015년, 2019년에 남쿠릴열도를 방문하며 러시아의 영유권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12일엔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를 방문해 태평양함대의 군사훈련 현장을 찾았다. 그는 남쿠릴열도에 관해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국제 문서에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이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것에 불만을 드러내며 "유감스럽게도 (일본의) 입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기존 러시아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면서도, 최근 러일관계에 대해 이처럼 시간을 들여 설명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러일관계가 악화된 책임을 일본에 돌리면서 전향적인 태도를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쿠릴열도는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와 러시아의 극동 캄차카 반도 사이에 위치한 여러 섬으로 이뤄진다. 그중 남부 4개의 섬(이투루프,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을 두고 러시아와 일본이 분쟁 중이다. 일본이 1854년부터 영유하다 2차 대전 패전 후 강화조약을 통해 옛 소련에 넘어가 현재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1951년 연합국과 일본이 맺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일본의 쿠릴열도 및 인접군도에 대한 모든 권리 포기"를 명시했다. 그러나 일본은 남쿠릴열도와 쿠릴열도를 다른 것으로 보고, 남쿠릴열도는 일본이 포기한 영토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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