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3일(현지시간 2일) 통과시킨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포괄적이고 강력하지만 이행이 관건'으로 요약된다.
결의안에 일부 미비점이 있지만 과거 제재에 비해 북한 체제의 변화를 이끌어 낼 만큼 강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다가 오는 5월 제7차 노동당대회를 기점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가장 강력·실효적…북한 대비 뛰어넘을 것"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이번 안보리 제재는 과거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략했을 때처럼 전쟁을 일으킨 상황을 제외하고는 가장 강력한 제재임이 분명하다"며 "북한은 이번 제재에 2가지 측면에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핵실험 이후 북한은 미국과 중국이 의견을 달리하고, 갈등국면이 지속되다가 다시 대화로 귀결되기를 가장 바랐을 것"이라며 "중국이 미중간 전략적 구도 아래 북한을 포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을텐데 미중이 의견차를 좁혀 합의를 끌어낸 장면에 일차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3차례의 핵실험에 대한 4차례 제재 결의를 보며 무역·금융 등 일부 제재를 예상하고 대비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발표된 안보리 결의 내용은 대비한 정도를 훨씬 뛰어넘어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영기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을 오가는 모든 화물을 검색토록 하는 등 과거에는 권고조항이었던 제재가 의무조항으로 바꿨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며 "과거 제재에 비해 실효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단서조항·대중 접경무역·국외파견 인력은 '구멍'
인도주의적 목적에 따른 예외조항이 북한이 제재안을 우회하는 창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중 접경무역이나 해외 파견 인력을 통해 북한 당국이 벌어들이는 외화를 차단할 수 없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조영기 교수는 "김정은의 통치자금 중 가장 큰 부분은 수출보다도 국외 파견 인력이 벌어들이는 외화로 알려진 것만 2억~3억달러 규모이고 추정치는 5억달러 이상"이라며 "북한 당국으로 흘러드는 이 외화의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 등 몇 가지 구조적인 헛점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중간 1400km에 걸친 국경에서 벌어지는 접경무역을 막았다면 훨씬 강력한 조치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북한의 광물수출은 2014년에 비해 지난해 대폭 줄어 6억~7억달러 규모에 불과하고 항공유도 과거 1년 3만톤 규모에서 지난해 1400톤 규모로 이미 축소된 상태였다"며 "북한이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떨어져 있었던 만큼 실제 제재 효과가 얼마나 클 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北, 비판하며 상황 관망할 듯…7차 당대회 때 입장선회 가능성
중국까지 가세한 국제사회의 공조 앞에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북한은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며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예측됐다. 돌파구를 찾는 시점은 오는 7월 예정된 7차 노동당대회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한권 교수는 "북한은 일차적으로 유엔 안보리를 강력 비난하면서 국내외적 상황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음달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예정돼 있는데 입장 선회를 했다가는 정권의 위엄이 떨어지는 등 김정은의 국내정치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무진 교수는 "당대회에서 중대성명을 발표하면서 국면 전환을 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교수는 "남북고위급회단을 제안하거나 새로운 통일 방안 등을 거론하며 미국에 대해 비핵화 평화협정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관건은 '이행'…국제정치 이해관계속 '흐지부지' 경계해야
과거 4차례의 제재 결의가 각국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 속에서 흐지부지 되며 실효성을 상실한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데 전문가들의 중지가 모였다.
양무진 교수는 "제재 이행을 위해 각국의 국내법 개정도 필요하고 시간도 걸릴 것"이라며 "지금이야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큰 만큼 제재에 따르겠지만 4~5개월 지나면 자국 이익에 따라 흐지부지 될 수 있다. 그것이 국제정치의 속성"이라고 진단했다.
조영기 교수는 "과거 1~3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에서 중국은 처음에는 비난을 하다가도 나중에는 은근슬쩍 제재를 풀어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중국이 결의 위반을 하는 경우 우리가 국제 이슈화 시키는 등 국제사회의 공조를 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