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먼저 울린 수능 종료벨…법원 "수험생당 최대 500만원 배상"

1분 먼저 울린 수능 종료벨…법원 "수험생당 최대 500만원 배상"

고석용 기자
2026.01.03 14:20
지난해 11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전날 치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이무열
지난해 11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전날 치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이무열

대학수학능력시험장에서 종료벨이 예정보다 1분 일찍 울린 사고와 관련해 항소심 법원이 학생당 200만원을 추가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가 수험생 1인당 100~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에 더해 추가로 배상하라는 판결이다. 이에 따라 1인당 배상액은 300~500만원으로 늘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4-1부(고법판사 남양우 홍성욱 채동수)는 2023년 11월 16일 서울 성북구 경동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 4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1인당 2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수능의 중요성과 원고들의 연령 등을 고려하면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들이 겪은 혼란은 상당히 컸을 것"이라며 "추가로 시간이 주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미 큰 혼란을 겪은 원고들이 그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하거나 차분하게 실력을 발휘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수능은 예년에 비해 난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1교시 시험이 종료되기 직전까지 문제 풀이에 집중하면서 아직 답안을 고르지 못한 수험생이 다수 있었을 것"이라며 "점심시간에 추가 시험 시간이 제공됐다고 하더라도 OMR 답안의 수정이 불가했기 때문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고, 오히려 점심 휴식 시간이 감소하는 불이익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타종사고로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등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구체적인 추가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수능 난이도가 기대만큼의 점수를 얻지 못한 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함께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원고와 피고 모두 상고하지 않아 확정됐다.

앞서 2023년 11월 16일 서울 성북구 경동고에서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1교시 국어시험 도중 시험 종료 벨이 1분가량 일찍 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경동고는 수동 타종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감독관이 시간을 잘못 인식해 종을 울린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를 인지한 학교 측은 2교시 종료 후 국어 시험지를 다시 배부해 1분 30초간 추가 답안 작성 시간을 제공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전에 기록한 답안지 수정은 불허했다. 수험생 43명은 학교의 과실로 피해를 보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수험생 43명 가운데 2명에게는 각 100만 원, 나머지 41명에게는 각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수험생 측은 인용 금액이 지나치게 적다며 항소했다.

한편 유사 사례는 2020년에도 발생했다. 2020년 12월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 시험장에서는 4교시 탐구영역 종료벨이 3분가량 일찍 울렸다. 당시에도 방송 담당 교사가 시간 설정을 잘못해 벌어진 일이었고, 추가 시간이 부여됐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담당 교사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인정되지는 않았고, 손해배생청구 소송에선 수험생 8명에게 1인당 70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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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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