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국인 노동자, 돈 줄테니 집에가라?'

日 '외국인 노동자, 돈 줄테니 집에가라?'

전혜영 기자
2009.04.23 11:02

제조업 위축+실업률 급증..외국인 노동자 본국송환 프로그램 가동 '논란'

'돈 줄 테니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일본이 자국의 고용시장 안정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본국 송환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비인간적 조치'라는 원성을 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일본 정부가 남미계 외국 근로자들에게 본국 송환을 제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에 긴급 프로그램을 발동, 브라질 등 남미 계열 노동자들에게 비행기 값 3000달러와 추가 2000달러 등 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간 근로자들은 향후 일본에서 재취업할 수 없다.

일본계 브라질 시민권자인 리타 야마오카는 "남편과 나는 브라질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실직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차피 여기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3년전 '수출붐'을 타고 남편과 함께 일본에 정착했으나 최근 둘 다 직장을 잃었다.

NYT에 따르면 현재 100여명의 남미 계열 노동자들이 정부의 지원금을 받고 일본을 떠나기로 한 상태다.

일본은 1990년대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자 남미 이민자 후손들에게 특별 비자를 발급해 인력을 끌어 모았다. 1900년대초 힘든 국내 상황으로 설탕수수 농장 등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떠났던 초기 이민자들에 대한 배려도 담겨 있었다.

브라질과 페루 등지에서 36만6000명의 사람들이 몰려왔고, 이들은 곧 거대한 집단이 됐다. 엄밀히 말해 이들은 순수 외국인이라기보다는 어느정도 혈연을 가진 외국인들인 셈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로 일본 제조업이 위축되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일본 정부는 자국 노동시장의 부담을 완화할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일본의 실업률은 최근 4.4%까지 올랐고, 3월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46% 급감한 상태다. 산업생산은 25년래 최저 수준이다.

일본의 중의원인 가와사키 지로는 "일본경제는 풍랑을 맞고 있다"며 "일자리가 한동안 없을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이지만 일각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근시안적이고 비인간적인 처사라는 것이다.

일본 이민정책협회 관계자는 "이건 창피하고 매정한 일"이라며 "일본은 자살골을 넣은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지금 침체를 겪고 있는 것 맞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외국인 노동자가 없는 산업의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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