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직' 끊기던 카폰에서 손주 해외 영통까지…40년 SKT만, 왜?

'지직' 끊기던 카폰에서 손주 해외 영통까지…40년 SKT만, 왜?

윤지혜 기자
2026.06.03 06:00

손편지 들고 40년 장기고객 찾아가는 SKT
업(業)의 본질은 '고객'…'초심 경영' 일환
"'찾아가는 서비스' 대상 확대 예정"

임식 SKT 고객가치혁신실 CX기획팀 부장(오른쪽)이 42년 장기가입자인 고영수씨를 방문하는 모습을 머니투데이가 동행취재했다./사진=SKT
임식 SKT 고객가치혁신실 CX기획팀 부장(오른쪽)이 42년 장기가입자인 고영수씨를 방문하는 모습을 머니투데이가 동행취재했다./사진=SKT

1985년 2월 서른여덟 젊은 사업가였던 고영수씨(79)는 '포니2'에 카폰을 달았다. 설치 비용까지 포함하면 포니2 가격을 넘어설 정도로 카폰이 '귀한 물건'이던 시절이다. 까다로운 통신보안교육을 이수하고 받은 무선국 허가증표는 훈장처럼 느껴졌다.

주변의 부러운 시선을 뒤로한 채 가장 먼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무나 다는 거 아닌데"란 아이들의 들뜬 목소리에 어깨가 으쓱였다. 그에게 카폰은 새 시대를 알리는 상징이자, 자신감 넘쳤던 전성기를 의미했다.

지난 28일 서울 동작구에서 만난 고씨는 한국이동통신시절부터 42년째 SK텔레콤(125,200원 ▲13,000 +11.59%)을 이용 중인 장기가입자다. 최근 SK텔레콤으로부터 "40년 이상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첫 카폰을 개통하던 날을 점점이 되짚었다.

고씨는 "이동하면서 전화하다 보면 뚝뚝 끊기거나 지지직거려 실용성은 높지 않았다"며 "일종의 '폼'을 잡는, 그렇게 젊을 때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 4개는 여전히 그대로지만 세상은 달라졌다. 그는 "예전엔 국제전화는 비싸고 복잡했는데, 이제는 해외에 있는 자녀·손주와도 언제든 쉽게 전화할 수 있다"면서 "SKT가 주는 무료 로밍 쿠폰을 요긴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임식 부장이 고영수씨에게 전달한 손편지(왼쪽)와 또다른 40년 이상 장기 가입자가 만남 당시 가져온 무선국 허가증./사진=SKT
임식 부장이 고영수씨에게 전달한 손편지(왼쪽)와 또다른 40년 이상 장기 가입자가 만남 당시 가져온 무선국 허가증./사진=SKT
보조금 유혹에도 한결같은 신뢰…"초심 돌아가 고객 접점 넓힐 것"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 시장 번호이동 건수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788만건으로, 11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킹 사고를 계기로 대규모 보조금을 앞세운 가입자 유치전쟁이 그 어느 때부터 치열했기 때문이다.

고씨가 지나온 40여년간 이같은 풍경은 수차례 반복됐다. 2004년 번호이동성제도 도입 이후, 2014년 단통법 시행 직전, 3G→LTE→5G 등 이동통신 세대교체기 때마다 '보조금 대란'이 벌어졌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보조금을 좇아 2년마다 통신사를 갈아타는 것이 현명한 소비처럼 여겨지는 시대지만, 고씨는 '신뢰와 익숙함'을 택했다.

 임식 SKT CX기획팀 부장(오른쪽)이 지난 5월 28일 서울 동작구에서 42년 장기가입자 고명수씨에게 감사선물을 전달하는 모습./사진=SK텔레콤
임식 SKT CX기획팀 부장(오른쪽)이 지난 5월 28일 서울 동작구에서 42년 장기가입자 고명수씨에게 감사선물을 전달하는 모습./사진=SK텔레콤

SKT는 최근 고씨처럼 한결같은 신뢰를 보내온 전국의 장기 가입자를 직접 만나러 다닌다. "고객 신뢰 회복을 넘어 관계를 더욱 두텁게 하겠다"는 정재헌 대표의 초심 경영 일환이다. KT(53,900원 ▲700 +1.32%)LG유플러스(16,150원 ▼270 -1.64%)가 1996~1997년에야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40년 이상 초장기 고객은 SKT만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서울 근교부터 경북 김천까지 총 30명을 만나 직접 쓴 손편지와 선물을 전달했다. 고객 반응은 폭발적이다. 한 고객은 "선물을 탁송해도 고마울 텐데 먼 곳까지 직접 찾아와줘 감사했다"며 별도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임식 SKT 고객가치혁신실 CX기획팀 부장은 "처음에는 고객들이 만나주실지 걱정이 많았다. 고령 고객들이 스미싱 문자로 오해하지 않도록 안내 문구를 여러 차례 수정했다"며 "막상 찾아뵈니 사업가 가정을 이끌며 쌓아온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고객을 챙기러 갔다가 오히려 더 큰 가르침과 위로를 받고 온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이상 가입자로 범위를 확대해 더 많은 고객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윤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윤지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