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게임업계에 초상권은 없다?

[기자수첩]게임업계에 초상권은 없다?

장웅조 기자
2009.07.07 08:52

최근 게임업계가 은퇴한 프로야구선수들의 초상사용권 문제를 놓고 시끌벅적하다.

 

통상 게임업체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라이선스를 맺고 프로야구선수들의 얼굴과 이름을 게임에 등장시킨다. 그러나 은퇴한 선수들은 KBO가 대변할 수 없기 때문에 당사자와 합의하지 않으면 '무단 사용'이 되고 마는 것이다. 초상사용권으로 문제가 불거진 게임은 네오위즈게임즈의 '슬러거'와 CJ인터넷의 '마구마구'.

 

게임에 등장하는 이상훈 선수(전 LG트윈스 투수)가 지난 1월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이 선수는 "한마디 상의없이 게임에 나를 등장시켜 돈을 벌어도 되느냐"고 항의했다.

 

이 선수의 항의를 받은 게임업체들은 해당 게임에서 이 선수를 제외하는 것으로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한 이 선수는 나머지 은퇴 선수들에 대한 가시적 조치가 없자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블로그 내용이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해당 업체들은 부랴부랴 "은퇴 선수들과 접촉해 문제를 풀겠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해당 업체들은 뒤늦게 "잘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스포츠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 등장한 상당수 게임이 스포츠를 주제로 한 것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의 이름과 얼굴을 사용할 수 있는 초상사용권을 제대로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비근한 예로 2000년대에 인기를 끈 축구게임 '위닝일레븐'의 경우 은퇴 선수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어쩌다 펠레 같은 과거 유명 선수들을 등장시키는 경우에도 가명으로 처리하고 외모도 다르게 해 법적 분쟁이 일어날 소지를 없앴다.

 

게임도 하나의 상품이다. '하자' 있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팔 수 없듯이 게임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윤을 목적으로 한 게임은 더더욱 상품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45억원을 들여 프로야구 스폰서를 하는 것보다, 때로는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들의 초상사용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더 중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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