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영업일간 5000억원 조달, 시장에 M&A 소문 확산
이 기사는 10월13일(16:43)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78,800원 ▲600 +0.77%)이 기업어음 시장에서 연일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10월 들어서만 5000억원 어치의 CP를 발행해 총 잔액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공격적 CP 발행이대규모 현금 쌓기에 나서고 있는 최근 행보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차이나유니콤·SK C&C 등 계열사 지분 매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 자금만 2조원 가량.
여기에 단기 운영자금을 CP로 충당할 경우 현금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나카드(지분인수 협의 중)는 물론 증권사 인수까지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방위 유동성 확보 전략 일환?
현재(13일) SK텔레콤의 기업어음 잔액은 9315억원이다. 절대 규모면에서 일반기업(공기업·콘듀잇·여전사 제외) 중 가장 큰 액수다.
이중 5000억원은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단 5영업일동안 조달한 자금이다. 이 같은 공격적 성향으로 볼 때 향후 잔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네트워크망 구축 등에 자금을 소요해 단기적으로 금리가 싼 CP를 활용한 것"이라고 조달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단기차입금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해 온 그간의 성향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조달·운용 만기 조절을 가장 적절하게 구사하는 회사로 통해왔다. 설비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갑자기 대규모 단기차입을 늘렸다는 설명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다.
실제로 SK텔레콤 6월말 단기차입금은 1315억원으로 총차입금 5조39억원 대비 2.6%에 불과하다. 유동성 장기부채로 분류돼 있는 옵션CP 2000억원을 감안하더라도 사실상 단기차입 부담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최근 CP 발행 급증은 SK텔레콤의 대규모 현금 쌓기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다.계열사 지분을 정리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단기 운영자금을 CP로 충당해 현금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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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규 발행 CP의 만기가 상당히 짧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10월 발행물 5000억원 중 3000억원은 37일~39일물(1개월여)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2000억원역시 95일물(3개월)로 장기 운영자금 용도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10월 이전 발행분의 경우 2315억원이 1년물로 구성돼 있었다. 이중 2000억원 이상은 약정만기 3년의 중장기할인어음(옵션CP)으로 재무제표상 장기차입금으로 분류돼 있다.
하나카드 외 증권사 추가 인수 가능성 제기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의 대규모 자금 확보가 금융계열사 인수를 위한 그룹 차원의 경영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인수 협의 중인 하나카드는 물론 증권사 M&A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다소 성급한 관측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지주의 우리금융지주 인수설과 맞물려 우리투자증권·하나대투증권 등 구체적 이름까지 회자되고 있는 상황.
증권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5년간 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고, 금융사 인수를 통한 시너지 창출 의지도 공식화했다"며 "이를 위해 보유현금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M&A 자체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조달상황 파악이 쉽지 않은 C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SK텔레콤 관계자는 "CP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판단할 수 있는 조달 수단 중 하나일 뿐"이라며 "금융사 인수나 향후 설비투자 등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SK텔레콤 CP 잔액은 지난해 10월 금융위기 발생 당시 1조1000억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12월말 4547억원으로 떨어져 최근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