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 라이터 윤영배의 삶과 음악

싱어송 라이터 윤영배의 삶과 음악

정영은 대학생기자
2011.02.01 10:14

[머니위크]1993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입상 이후 첫 솔로 앨범 발표

1993년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대학 동아리 후배이자 음악적 동반자인 이한철과 '겨울이 오면'으로 입상한 후, 마음 맞는 음악인들의 앨범에 작사 작곡으로만 이름을 빼꼼이 내밀던 싱어송라이터 윤영배. 그가 17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앨범을 냈다.

볕 좋은 작년 4월 자전거 타기 참 좋은 계절이다 싶어 제주도에서 훌쩍 서울로 올라온 그. 녹음을 위해 자전거와 함께 하는 시간을 줄이고 마이크와 지내다 보니 어느새 솔로 앨범이 나왔다. 담배연기 자욱한 압구정동 녹음실에서 그를 만났다. 지독한 곱슬머리의 '이발사' 윤영배는 딱 옆집 사는 수더분한 아저씨 모습이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그가 자신의 솔로 앨범에 대해 꺼낸 첫마디다. 조금은 의아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면, 17년이란 긴 시간 동안에 왜 솔로 앨범 한장을 녹음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듣다 보면 금새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가 말한 '당연한 것'은 '일상적인 삶의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윤영배에게 음악은 '자전거를 타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때문에 비록 첫 솔로 앨범이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거나, 큰 상징성을 갖고 있다거나 하는 거창한 의미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런 윤영배의 첫 앨범 '바람의 소리'는 그의 설명과 같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그는 이번 앨범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그 범위 내에서 했다."고 말했다. 지독히도 '유난스럽지 않은' 뮤지션이다. 그래서인지 윤영배의 앨범에는 오직 그가 연주하는 기타와 그의 목소리만이, 그의 뮤직비디오에는 그가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달리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만이 담겨있다. 그렇지만 첫 트랙 '이발사'의 경우 오직 기타 하나의 반주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풍성하고 싱그럽다. 분명 그의 다양한 삶의 행적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같이 떠돌다

그가 처음 기타를 잡은 것은 중학교 때. 어느 집에나 방구석에 기타 하나쯤은 있던 시절이었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기타와 시간을 보내던 그는 대학에 입학해 록밴드 동아리 'ecos'에서 활동을 하게 됐다.

그 때까지만 해도 곡 한번 써본 적 없던 그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를 준비하며 자신의 첫곡 '겨울이 오면'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 첫곡이 바로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 '어쩐지 먼'이다. 대회 당시 녹음을 하지 못해 "녹음을 해두고 싶었다"는 그는 "지금의 제목이 노래와 더 잘 어울리지 않느냐"며 소박한 미소를 지었다.

입상 이후 그는 하나음악에 스며들어 장필순, 이규호, 불독 맨션 등과 작사 작곡한 곡을 발표하며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해나갔다. 그렇게 발자취를 남겨오던 그는 전날까지 영화 <산책> ost에 참여하다 돌연 여행길에 오른다. 그렇게 떠난 여행길에서 그는 우연한 기회에 유럽 명문 음악대학인 암스테르담 콘서바토리움(Conservatorium van Amsterdam)에 자신의 음악 '어쩐지 먼'과 '외로운 이층집'으로 응시해, 그곳에 자신의 음악으로 시험을 치르고 입학한 첫 학생이 된다. 하지만 곧 자퇴를 했다.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2년간 암스텔페인 한인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네덜란드의 생활을 하던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제주도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곳에서 그는 밭을 일구고, 땔감나무를 구하는 제주의 삶에 푹 빠져 어느새 기타를 손에서 놓게 되었다.

"술 마시고 신나면 노래도 부르고 했죠, 하지만 특별히 의식적으로 기타를 손에 잡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좋은 소리와 감정을 내기 위해 기타 연주 연습을 하는 것보다, 많은 경험을 하는 것에 비중을 두었다고 했다. 그는 제주의 생활을 "그렇게 사는 것 자체가 노래하는 것"이었다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스스로 지은 별명, '이발사'

그가 자신의 별명을 '이발사'라 지은 것은 '포트윌리엄의 이발사'를 읽고 나서였다. 이 책은 작은 강변마을 포트윌리엄의 간판도 없는 조그만 이발소에서 동네사람들 곁에 마치 강물처럼 자연스레 다양한 인간 군상 속에 스며든 이발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을 읽고 그는 "이런 삶이 진정한 삶이 아니겠는가"하는 생각을 했고,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별명을 붙였다. 실제로 스스로 머리를 다듬은 지 10년이 넘었다는 그에게는 '이발사'란 별명이 썩 잘 어울린다.

"계속 낼 거예요." 윤영배는 이 솔로 앨범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 했다. 하지만 또 홀연히 어디론가 훌쩍 바람처럼 떠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다 곧 '이발사'는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흥겨움에 취해 부르던 음악을 이번 '바람의 소리' 앨범처럼 소박하게, 하지만 모자람 없이 들고 나타날 것이다.

볕 좋은날 자전거로 어딘가 훌쩍 떠날 때 '이발사'의 음악과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여행길에 아름다운 동반자가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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