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통큰 수수료' 통했다··랩·ETF 지각변동

박현주 '통큰 수수료' 통했다··랩·ETF 지각변동

임상연 기자
2011.05.18 11:03

수수료 인하후 자문형랩 판매 40%↑, ETF도 M/S 급등...박리다매 적중, 출혈경쟁 우려도

"값싸고 질 좋은 상품으로 승부한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통큰 수수료'가 자문형랩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8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자문형랩 수수료 인하 이후 자금이 몰리면서 이 분야 업계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역시 ETF 보수 인하로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서비스 차별화가 거의 없는 자문형랩과 ETF 시장에서 박현주 회장의 '박리다매' 전략이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기준미래에셋증권의 자문형랩 판매잔고(순자산)는 1조1357억으로 삼성증권(3조2000억원), 우리투자증권(1조3885억원)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 중이다. 4위는 한국투자증권(1조1345억원)이 올랐고, 대우증권(5120억원), 현대증권(4039억원), 푸르덴셜투자증권(344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자문형랩 판매잔고가 8139억원으로 업계 4위에 머물렀다. 3개월여 만에 40% 가까이 급증한 것. 이는 상위 5개사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자문형랩 판매잔고가 급증한 것은 지난 2월 박현주 회장이 자문형랩 수수료를 1%대로 파격 인하한 영향이 크다. 당시 박 회장은 "자문형랩 서비스에 비해 수수료가 지나치다"며 3%였던 수수료를 1.9%로 절반수준으로 낮춰 업계 수수료 경쟁을 촉발했다.

미래에셋증권 고위관계자는 "최근 업계 전반적으로 자문형랩 자금유입이 정체 상태인데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자문형랩 서비스가 증권사별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가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수수료를 인하한 현대증권도 자문형랩 판매잔고가 1월말 1916억원에서 최근 403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그만큼 자문형랩 고객들이 수수료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방증이다.

박 회장의 '통큰 수수료' 효과는 ETF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맵스운용은 지난달 코스피200을 추종하는TIGER200(86,610원 ▼75 -0.09%)ETF의 총 보수를 종전 0.34%에서 절반이하인 0.15%로 전격 인하했다. 업계 최저수준이다. 보수 인하 후 TIGER200의 설정액은 한달여 만에 2327억원에서 3457억원으로 50% 가량 급증했다. 또 지난 16일에는TIGER 삼성그룹(26,120원 ▲130 +0.5%)등 그룹주 ETF의 보수도 0.4%에서 0.27%로 낮추는 등 ETF 수수료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ETF 보수 인하와 함께 신상품도 대거 출시했다. 미래에셋맵스운용이 운용중인 ETF는 총 32개로 이중 26개가 올 들어 새롭게 선보인 상품이다. 전형적인 '박리다매' 전략이다.

이 덕에 작년 말 12.9%였던 미래에셋맵스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최근 17.1%(설정액 기준, 8437억원)로 급등, 업계 3위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내 2위인 우리자산운용(18.5%) 추월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서유석 미래에셋맵스운용 사장은 "인덱스펀드인 ETF는 펀드간 성과차이가 크지 않아 저렴한 보수율은 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보수 인하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통큰 수수료' 파급효과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출혈경쟁으로 상품운용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는 "현재 ETF 운용으로 수익을 내는 곳은 삼성자산운용 한 곳 일 것"이라며 "미래에셋의 전략은 사실상 출혈경쟁으로 자칫 상품 양산, 운용 부실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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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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