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김유대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처리가 또 다시 미뤄졌다.
남경필 외통위원장(한나라당)이 8일 "오늘은 외통위 전체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선언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남 위원장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이 외통위 회의장 점거 농성을 풀지 않을 경우 별도장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논의한다는 계획이어서 9일 중 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 위원장은 8일오후 5시10분쯤 야당 의원들이 점거 농성 중인 외통위 회의실 대신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당초 오늘 오전까지 예산결산소위의 외교통상부와 통일부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마쳐달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소위가 열리고 있다"며 "오늘은 예산안 심사만 하고 상임위 정상화 여부 등은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남 위원장은 이어 "오늘 외통위가 정상화되면 거기서 예산안을 처리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일(9일) 처리토록 하겠다"면서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회의장 점거가 계속된다면 (내일 외통위 회의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남 위원장의 이 발언은 야당이 끝내 점거를 풀지 않으면 다른 상임위 회의장에서 한나라당 단독으로라도 전체회의를 소집하겠다는 것으로서 이 경우 한미 FTA 비준안의 단독 처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남 위원장은 '비준안을 언제 처리할 거냐’는 물음에 "그건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회의장을 옮겨서라도 FTA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언급,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오는 10일 이전에 비준안의 외통위 처리 절차를 마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남 위원장은 "국민은 한미 FTA 비준안이 여야 간에 합의 처리되길 기대한다. 그게 안 된다 해도 최소한 난장판 국회가 돼선 안 된다는 게 국민의 뜻이다"며 "비준안 처리 여부는 여야 간사 간 협의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일단 내일 외통위에서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여야 간사 간에 협의를 진행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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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앞서 외통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과 정무위 회의장에서 별도 회의를 열어 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뉴스1 기자와 만나 "오늘 우리끼리 (FTA 비준안을)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면서 "일단은 여야 간 협의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외통위 예결소위의 예산안 심사진행 중이던 오후 4시쯤 원내대표실을 통해 소속 의원들에게"국회 지근거리 대기령"을 내리는 등 하루 종일 긴박감을 이어갔다.
외통위는 이날 오후 6시 예결소위를 산회했으며 9일 오전 10시부터 소위를 다시 열어 예산안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남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날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당 소속 의원들에게 FTA 비준안 처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데 대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우릴 도와준 게 아니라 쪽박을 깬 것이다"며 "야당 의원들을 자극하고 오히려 여당 의원들에게 조속한 처리를 지시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남 위원장은 "청와대가 여당을 압박해 움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오산"이라며 "한나라당은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FTA 비준안 처리 절차를 밟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온라인상의 '한미 FTA 괴담' 유포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 방침과 관련해서도 "적절치 않다"며 "괴담 유포는 자제돼야 하나, 그걸 구속 수사하겠다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건 오히려 반대 여론을 촉발시킬 수 있다.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