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보다 열정·도전정신… 올해 사장 승진자 6명중 SKY 출신 2명 불과
“삼성에서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애매합니다. 딱 정해드립니다. 간판, 스펙 이런 게 전부는 아닙니다. 열정과 도전정신이 더 중요합니다..잉~”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자 최고의 직장으로 손꼽히는 삼성. 일반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지난 7일 단행된 삼성 사장단 인사를 살펴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나온다. 명문대학 졸업장이나 자격증 같은 이른바 ‘스펙’보다는 ‘열정과 도전정신’에 그 해답이 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인물은 총 6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이 유일하다. 명문대학의 대명사로 불리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로 확대하더라도 김창수 삼성화재 대표이사(고려대 경영학과) 1명 정도만 늘어난다.
사장 승진자 6명 가운데 3분의 2는 비SKY 출신이다. 개발 담당 임원 중 처음으로 사장으로 임명된 이철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담당은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나왔고, 윤진혁 에스원 사장도 부산대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김봉영 에버랜드 대표이사와 이동휘 삼성BP화학 대표이사는 한양대 재료공학과와 성균관대 무역학과 출신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출신 고교나 대학이 인사나 승진에 영향을 미쳤다면 오늘의 삼성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모든 인사의 기준은 성과와 능력이다”라고 설명했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도 이같은 삼성의 인사 원칙에 대해 얘기했다. 박 사장은 지난 6일 자신의 모교인 청주대에서 열린 '땀 흘리는 젊음, 열정낙(樂)서'의 11차 강연에서 "삼성에서 상업고등학교, 지방대학 출신이라는 게 걸림돌이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걸림돌이 됐다면 내가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청주상업고등학교(현 대성고)와 청주대 상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 삼성전자 중국총괄, 삼성생명 등 4개 계열사 사장을 역임했다.
박 사장은 개개인의 성공은 자신의 학벌이나 환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과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열정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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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CEO들 가운데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인물은 박 사장을 빼고도 4명이 더 있다. 지방대학 출신도 7명에 달한다.
삼성 CEO들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열정’이다. CEO 자리에 오른 이들이라면 자신이 맡은 일에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한 일화 하나 둘쯤을 갖고 있다.
이번에 승진한 권오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총괄 부회장은 세계 최초로 64메가비트(Mb) D램을 개발한 주역이다. 이철환 삼성전자 무선개발담당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 탄생시킨 일등공신이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 역시 연구원 시절부터 다층세라믹콘덴서(MLCC)에 매진해 세계 2위로 끌어올렸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사석에서 CEO를 만나면 자신의 대리나 과장 시절 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경우가 많다”며 “정말 밤잠을 자지 않고 열정을 다해 일한 추억을 갖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