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중심에서 'AI D램'으로 수요구조 다각화
신규시장 추가, 2분기 가격상승폭 80% 육박할 듯

AI(인공지능) 서버와 AI PC 확산으로 '모바일 D램'으로 불린 LPDDR(저전력 D램)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엔비디아가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최대 LPDDR 구매기업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모바일 중심이던 LPDDR 시장의 수요구조가 바뀌면서 가격도 뛰고 있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애플, 삼성전자(모바일사업부)를 넘어 LPDDR 최대 수요처로 부상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엔비디아의 LPDDR 구매량이 애플과 삼성전자를 합친 규모를 웃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PDDR는 전력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전압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된 D램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탑재돼 '모바일 D램'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AI 인프라 확산과 함께 전력 효율성이 중요해지면서 AI 서버와 AI PC 등으로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CPU(중앙처리장치) '베라'(Vera)에는 LPDDR5X 4개를 결합한 소캠2(SOCAMM2) 모듈 8개가 장착된다.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 NVL72'에는 베라 CPU 36개가 탑재되는 만큼 시스템 1대에 들어가는 LPDDR5X 수량만 1000개를 넘어선다. 최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더 많은 LPDDR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베라 CPU에 탑재되는 소캠2 모듈 용량이 192GB(기가바이트)에서 96GB로 축소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메모리 수요 감소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업계는 이를 수요 둔화가 아닌 공급부족에 따른 전략적 선택으로 본다. 실제 LPDDR 총수요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PDDR 수요 증가는 AI PC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엔비디아는 이달 초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RTX 스파크 기반 AI PC 출시계획을 공개했다. RTX 스파크 플랫폼은 최대 128GB LPDDR5X를 지원한다. RTX 스파크를 탑재한 첫 노트북 제품군은 올가을 출시될 예정이다.
생성형 AI를 클라우드가 아닌 PC에서 직접 실행할 경우 메모리 용량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64GB와 128GB LPDDR5X를 탑재한 시스템을 비교한 결과 128GB 모델의 작업수행 속도가 약 30% 더 빨랐다. 메모리 용량이 부족하면 CPU가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이동시켜야 하고 GPU(그래픽처리장치) 대기시간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와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앞으로 AI PC 전반에서 메모리 탑재 용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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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폭발적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가 엔비디아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현재 공급능력으로는 엔비디아가 예상 수요의 60% 수준에 해당하는 LPDDR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LPDDR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AI 서버와 AI PC라는 신규 시장이 추가되면서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LPDDR 가격은 올 1분기 전분기 대비 약 60% 상승했고 2분기에는 상승폭이 8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