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체크 겸용카드, 쓸만할까

신용·체크 겸용카드, 쓸만할까

문혜원 기자
2012.02.02 10:36

[머니위크]혜택 계속 받고 적게 긁고 싶다면…

30대 직장인 김민주 씨는 이번 달 신용카드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카드 대금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카드 대금 대부분이 생각 없이 지출한 데 있었다. 무분별한 카드 사용의 원흉은 바로 신용카드였다.

굳게 마음을 먹고 카드를 자르려고 하고 보니 그동안 신용카드로 받은 쏠쏠한 혜택들이 눈에 밟힌다. 신용카드를 자를 것인가, 말 것인가. 김씨는 고민에 빠졌다.

김씨처럼 신용카드의 혜택은 누리고, 체크카드의 소비 통제의 장점을 살리고 싶다면? 답은 신용·체크 겸용카드에 있다. 여신금융업계에서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이점을 결합했다고 해서 이른바 '하이브리드 카드'라고도 부른다. 카드 사용자로서는 잘만 사용한다면 둘의 장점을 모두 가질 수 있다.

신용·체크겸용 카드는 신용카드와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사용 실적 역시 체크카드 사용 실적과 합산돼 전월실적의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 어떻게 사용하는 거야?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신용·체크 겸용 카드 개발이 한창이다. 체크카드를 장려하려는 금융감독원의 움직임과도 연결돼 있다. 체크카드를 장려하면 과도한 외상거래를 줄일 수 있고, 수수료도 1%대로 신용카드의 절반 수준이어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의 대안이 되고 있다.

카드사 별로 다르지만 신용·체크카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자신이 월별한도를 설정해 그 금액 내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월간 한도를 만원으로 잡으면 50만원 이내의 결제는 무조건 체크 결제되고 그 이상은 신용으로 결제되는 것이다.

결제 건당 한도를 지정하는 방법도 있다. 이 방식은 본인의 카드 결제 한도에 따라 높은 금액은 신용카드로, 낮은 금액대는 체크카드로 결제되게끔 한다. 예를 들어 건당한도를 5만원으로 지정하면 결제 시, 5만원 이하만 체크카드로 결제되게 하는 것이다.

신용·체크 겸용카드를 갖고 있는 곳은 KB국민카드, 우리카드, NH농협카드, 외환카드 등이다.

KB국민카드는 자사의 상품인 2007년도에 출시한 it(잇)계열(it Phone, it Study, it Play, it Style)의 카드에 한해 '듀얼페이먼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듀얼페이먼트 서비스는 건당, 혹은 월간 한도 내에서 체크카드 결제가 적용된다. 한도 금액을 넘어서면 신용 결제된다. 건당 체크결제금액은 2만원부터 200만원까지로 만원 단위로 선택이 가능하다. 월간 체크결제금액의 지정한도는 5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만원 단위로 선택이 가능하다.

외환카드는 법인카드를 제외한 전 신용카드로 확대해 '체크 겸용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건당, 혹은 월간 지정한도는 KB국민카드와 동일하다.

외환카드의 체크겸용 서비스 이용 고객은 전월 체크 사용 실적에 따라 연 최대 10만점의 예스포인트(Yes Point)를 적립해 준다.

NH농협카드의 '즉시불 서비스'는 NH농협카드는 채움계열과 BC계열 모두 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NH농협카드의 즉시불서비스 이용액은 지난해 6000억원 정도지만 향후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들 카드의 체크겸용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서는 결제 계좌를 자사의 은행으로 해야한다. 또 할부, 현금서비스, 해외거래는 신용카드 거래로 결제된다.

다른 카드사도 하이브리드카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내에 하이브리드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 하이브리드카드, 체크카드 대안 될까?

신용·체크 겸용카드가 체크카드 사용을 독려하려는 금융당국의 입맛에 맞출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신용·체크 겸용카드는 신용카드 기반이다. 이 카드를 쓰도록 유도하면 신용카드를 늘리는 것이어서 신용카드사용을 억제하려는 당국의 방침에는 위배된다. 따라서 개별 카드사들은 적극적인 마케팅은 하지 못하고 쉬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언제나 신용카드로 전환이 가능한 점도 마케팅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카드의 출시 이유가 신용카드 회원을 체크카드로 유도하기 위한 것인데 신요카드 기반인 하이브리드 카드를 앞세우면 금융당국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이 2007년 출시한 '우리V카드'의 신용·체크 겸용카드 사용자의 1인당 월평균 결제금액은 60만~70만원. 이중 체크카드로 결제한 것은 25만~30만원에 그친다. 이렇게 되면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역시 2% 이상인 신용카드 적용이 많게 된다. 겸용카드가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여 줄지는 미지수인 것이다.

이보우 단국대 경영대학원 신용카드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 카드는 신용카드의 편리성과, 체크카드의 소비 통제를 동시에 가져다줘 고객과 카드사의 이해가 맞닿은 면이 있지만 카드사로서는 수익이 높은 신용카드 쪽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이브리드 카드는 잘못하면 그냥 신용카드일 가능성이 더 높다며 무늬만 체크카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은행기반이 없는 현대, 삼성, 롯데카드는 하이브리드 계발 자체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드도 체크카드처럼 은행계좌를 연결해야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은행 기반이 없는 카드사는 하이브리드 카드 발급이 어렵다"며 "은행 계좌에 대한 자유로운 계약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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