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본부 조사결과 '평균50점' 불과… 기업들 '심리 만족' 위한 프로그램 모색
'조직원의 멘탈(Mental) 붕괴'를 막아라.
구성원의 정신이 건강할 때 조직 성과가 창출될 수 있고, 극단적인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는 '멘탈생산성' 개념이 기업 경영에 확산되고 있다.
조직 생활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낙오되거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SC제일은행의 지점장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 16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15일에는 모 대기업 협력업체 직원이 근무하던 건물 옥상에서 스스로 몸을 던졌다.

국내 혹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처음 취업할 때 월급이 많다는 것에만 너무 집착한 것이 후회스럽다. 내 인생의 첫 걸음을 잘못 시작했다."
일명 '자살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팍스콘 공장에서 지난 2010년 투신자살한 한 근로자가 죽기 직전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이다.
통제된 생활에서 동료와 비교, 경쟁, 차별의 심화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정서적불안감이 직장인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들을 자살로 내모는 것도, 자살을 막아주는 것도, 실제로는 정신적인 만족감이 크게 작용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한국생산성본부가 직장인 1만명을 대상으로 기업 성과에 영향을 주는 정신건강 요인을 측정해 점수화한 결과, 평균 점수가 낙제점인 50점에 불과했다. 정신건강 상태가 치료를 요하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말이다.
특히 미디어와 광고, 서비스업, 금융, 판매 등 육체노동과 감정노동이 함께 필요한 업종의 근로자들이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남성보다는 여성이, 임원보다는 사원급 직원들이 조직 내 정신건강 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생산성이나 이직률처럼 기업의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에 정신건강이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국내 기업들도 이같은 '멘탈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에 점차 관심을 쏟고 있 다.
산업의 특성상 단순 집단 노동이 많고, 24시간 공장 가동 등 근로자들의 집단 스트레스가 큰 제조업 대기업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심리상담 전문가 2명을 특별 채용했다. 울산시 본사에 심리상담실을 열고 임직원들의 대면상담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고심하던 중 임직원들의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된다고 파악하고 직원 심리치료를 직장 안으로 끌어들인 것.
삼성전자도 전문가들에게 심리상담이나 음악 명상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 '라이프 코칭센터'와 '열린상담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0년 부사장이 투신자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을 계기로 서울 서초, 경기 수원, 경북 구미 등 전국 10개 사업장에 전문 상담센터를 확대했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공장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분노 조절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전문 상담사를 통해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발생하는 분노나 가족이나 친구 등 사적인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노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멘탈 경영'의 일환인 셈이다.
LG CNS는 2006년부터 전문 심리상담사가 직원들과 가족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해 주는 심리상담실 마음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심리상담 차원을 넘어 조직 문화 자체를 성과 위주에서 정서적 만족감 중시로 바꿔나가려는 노력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년 전부터 PS(Profit Sharing)으로 대표되던 '성과 제일주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우선 PS와 연봉 체계를 직원들 간 위화감을 줄이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개선해 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직장이 행복한 가정과 자아실현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소통 프로그램을 늘리고 창의개발연구소와 같이 개인의 자율성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