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환매 '공포', 운용사 대표들 "끝나지 않았다"

펀드환매 '공포', 운용사 대표들 "끝나지 않았다"

권화순 기자
2012.09.26 06:39

주식형펀드 지난주에만 1조 이탈...운용사 대표 "비이성적 환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지난주 1조1000억원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밟자마자 펀드 투자자들이 이익실현에 나서면서 '비이성적' 환매 대란이 벌어졌다.

외국인들은 지난주 한국관련 펀드에 48억 달러를 투자해 국내 펀드 투자자와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환매자금을 마련하려는 펀드매니저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주식을 내던지고 있고, 이 여파로 증시는 상승 탄력을 잃고 있다.

현시점에서 펀드 전문가인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낙관적인 전망보단 비관론을 먼저 꺼냈다. 원금이 회복되면 일단 펀드를 깨려는 투자자들이 많다보니 당분간 환매가 멈추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주일에 1조원 이탈···펀드 투자자는 왜?=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총 1조1465억원이 순유출했다. 지난 2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규모의 자금이 빠져 나간 것.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 7일 이후 11거래일째 자금이탈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 기간 1조5000억원이 빠졌으며 지난 17일에는 5971억원의 뭉칫돈이 하룻새 이탈했다. 그야말로 '환매대란' 수준이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발표 이후 한국 관련 외국인 펀드(GEM, Asia ex Japan, Global Pacific)로는 2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고, 지난주엔 48억 달러가 들어와 국내 투자자들 패턴하고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투자자들의 '펀드 깨기' 열풍이 심리적인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기다리다 지친 투자자들이 일단 원금 회복한 것만 해도 다행이란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 여기엔 자산운용사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도 한몫했다는 자성의 소리도 나온다.

박준현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투자자들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이 상승했지만 그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장기 투자수익보다는 일시적 상승으로 인한 이익확보를 위해 환매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찬형 한국투신운용 대표는 "코스피 1800선 이상에서 유입된 자금들이 2000선에서 환매에 나서고 있다"면서 "주가 상승 잠재력에 대한 회의감이 아직 존재하고 있고 시장에 대한 확신 또한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펀드 환매가 집중적으로 나타난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1990선~2000선 초반에서 등락했다. 지난 6일 1880선에 머물렀던 지수가 숨 가쁘게 상승한 가운데 2000선에서 등락하자 펀드 투자자의 환매 욕구를 자극했다.

◇환매 공포 이제시작? 비관론이 대세=그렇다면 환매랠리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현 시점에선 낙관론 보다 비관론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증시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 상승할 경우가 문제다.

지난해 5월 이후 코스피 지수 2050선~2100선에서 1조4352억원이 순유입됐고, 2100선~2150선에선 추가로 1조3543억원이 들어온 터라 2조8000억원 가량이 환매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이 중 일부는 이미 손절매로 펀드시장에서 발을 뺐을 가능성도 없지는 없다.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는 "주가가 2000선 내외에서 머무는 동안에는 일정부분 환매가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1800선~1900선 사이에서 투자된 자금이 환매가 다 된 후에 시간이 흘러야 자금이 재유입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펀드 투자자들이 2000선 이상을 상반기 주가 고점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수준 주가가 기속되면 환매도 멈출 수 없다"면서 "추가 상승한다면 심리적인 요인으로 환매는 더욱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관했다.

대표들은 그러나 현재 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펀드를 통한 주식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비이성적' 환매를 자제할 것을 호소했다. 실제 지난 2009년과 2010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7조7000억원, 19조2000억원이 이탈했는데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무려 49.7%, 21.9% 상승했다. 이 때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30조4000억원, 21조4000억원을 순매수해 국내 주식투자로 '달콤한' 수익을 거뒀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2009년부터 시작된 장기상승 흐름을 여전히 유효한 국면"이라며 "섣부른 환매보단 장기적 안목에서 펀드 비중을 오히려 늘려야 할 때"라고 역으로 제안했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을 제외한 국내 기업의 실적전망이 4분기까지 하향될 수 있고, 유럽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내년부터는 유럽위기가 진정되고 중국의 새로운 리더십을 통한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며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 외국인 투자금 유입 등으로 코스피 2000선을 넘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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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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