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피는 장미"…씁쓸한 '추심인 전성시대'

"불황에 피는 장미"…씁쓸한 '추심인 전성시대'

정현수 기자, 신희은
2013.01.15 06:40

경기침체로 일부 금융사 자체 추심조직 강화…일부에서는 인력쟁탈전까지

금융사에 소속된 채권추심인(신용관리사)을 두고 보이지 않는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부 금융회사들이 소속 채권추심인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들은 자체적인 조직을 통해 채권추심을 진행하거나 신용정보회사에 해당업무를 위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체 조직을 강화하는 추세다.

실제로 A금융사는 최근 소속 채권추심인에 대한 보상체계를 강화했다. 성과급의 한도를 높이거나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채권추심인은 기본급과 함께 채권회수율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받는다. 이에 따라 이 금융사 채권추심인의 평균 월급은 지난 2011년 260만원에서 지난해 3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경기침체로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연체율이 상승, '일 잘하는 직원'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금융사들이 과거와 달리 자체적으로 채권추심 조직을 강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로 인해 불법 채권추심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합법, 불법적인 채권추심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채권추심업은 대표적인 불황업종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4로 집계돼 카드사태가 발생한 지난 2003년 3분기(44) 이후 가장 높았다. 그만큼 가계신용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서민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카드 연체율의 경우에도 지난 2011년 3월 1.63%에서 지난해 9월 2.02%까지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금융사에서는 이른바 채권추심 '선수'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업무능력이 뛰어난 채권추심인을 영입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라도 경쟁적으로 소속 채권추심인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반면 채권추심을 전문으로 하는 신용정보회사들은 울상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던 신용정보회사들은 인력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신용정보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채권추심인의 규모는 최근 15~20% 가량 줄었다. 채권추심에 대한 규제 및 인식 악화와 함께 금융권으로 이직한 인력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신용정보협회 관계자는 "최근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신용정보회사에서 위임하기까지는 1~2년 정도 걸린다"며 "금융권으로 넘어가는 채권추심인이 일부 있는데 이는 채권추심업으로 보면 악재"라고 말했다. 심지어 등록 채권추심인 중 일부는 불황과 함께 불법 사채시장으로까지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에 의한 자체 채권추심과 함께 불법 채권추심까지 늘어나면서 일반인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은행·비은행권의 여신 관련 민원은 8211건으로 전년동기대비 35.3% 증가했다. 금감원은 채권추심 불만 등을 중심으로 민원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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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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