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거짓말쟁이들이 차지할 몫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못 뿐이다"(묵시 21,8)
천주교 대구대교구와 안동교구 소속 사제 등 대구·경북지역 수도회 수도자 60여명이 14일 오후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고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부산교구를 시작으로 29일 마산교구, 31일 광주대교구, 이달 8일 인천교구와 전주교구에 이은 여섯 번째 시국선언이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제들이 시국선언에 나선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 및 남북정상 대화록 불법공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기문란 행위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근절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제단은 "국정원이 특정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위해 수준 이하의 댓글 공작을 자행하면서 국가를 저버리고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였다"며 "불법적 선거개입을 은폐하기 위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는 또 다른 불법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사제단은 "새누리당은 이에 동조해 국정원 사태를 해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고 박근혜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왜곡된 언론 보도에 기대어 국정원의 범죄 행위를 덮으려 한다면 이는 한국 현대사에서 부당한 권력 장악의 역사를 또 한 번 반복하는 것"이라며 "과거를 돌이켜볼 때 이러한 정권은 결국 국민에 의해 심판 받았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대구·경북지역이 오랜 정치적 보수성에 맞물려 교회 마저 보수적 성향을 띠게 됐다"며 "심지어 군사독재권력에 적극 참여해온 점에 비춰보면 이 시국선언이 천주교 사제 수도자들의 시대 인식이 얼마나 엄중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국선언에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제 103명과 안동교구 사제 66명, 남자 수도회 72명, 여자 수도회 265명 등506명이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