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 도입···은행권 '무한경쟁' 돌입 전망

계좌이동제 도입···은행권 '무한경쟁' 돌입 전망

변휘 기자
2013.11.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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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발전비전]

오는 2016년부터 도입되는 '계좌이동제'로 은행권이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고객 유치를 위한 통신사들의 '보조금' 전쟁처럼 은행권에서는 '금리·수수료' 전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마케팅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울상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 대책에 계좌이동제 도입 계획을 포함시켰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해 금융사간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목적이다.

계좌이동제는 고객이 은행 주거래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 경우, 기존 계좌에 연결된 각종 공과금이나 급여 이체를 별도의 신청 없이 자동 이전해주는 시스템이다. 통신업계의 휴대폰 번호이동제와 유사한 서비스를 은행권에 도입하는 셈이다.

유럽연합(EU)과 호주, 영국 등 일부 금융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입됐다. EU는 지난 2009년 11월 금융회사 간 경쟁을 촉진하고 소액결제를 통합하기 위해 계좌이동제를 시행했으며, 호주도 지난해 7월부터 은행 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했다. 앞서 이종걸 민주당 의원도 계좌이동제 관련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EU·호주·영국과 한국의 계좌이동제 도입을 위한 외부환경에는 차이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이들 국가에서는 자동차 리스와 주택 모기지 등 고객과 은행간 거래를 장기간 지속하게 만드는 장치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한국의 경우 은행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가 비교적 낮아 혜택에 따른 계좌 '갈아타기'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연구원도 이날 발표한 '2014년 금융 10대 트렌드' 발표 자료를 통해 "계좌이동제 도입시 은행의 완전 경쟁시대로 진입할 것"이라며 "금리와 수수료 등 가격 변수의 무차별 경쟁으로 시장에 의한 은행의 재편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 동안 은행의 저비용 금리 조달 수단이었던 수시입출식 예금 계좌가 고객 유치 경쟁으로 각종 혜택을 제공하게 되면서, 저원가성 상품의 성격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고객 뺏기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당경쟁에 의한 은행간 '제 살 깎아먹기' 우려에 대해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번호이동제와 달리 무분별하게 계좌를 갈아타게 되면 (고객에게) 그에 따른 비용 부담도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를 운용하는 은행들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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