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는 담배 안전성 관리 나서…복지부는 금연구역 확대, 담배소송까지 벌여
정부의 담배와의 전쟁이 전 방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공기관 최초로 담배회사와의 소송을 공식화한 데 이어 지난 11일 보건복지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당구장과 골프장, 스크린골프장까지 금연구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 나왔다. 여기에 식약처는 담배 성분을 분석해 담배 안전 관리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14일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지금까지 담배 문제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식약처가 나서서 담배 성분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앞으로 연초의 농약 함유량 제한 등 과학적인 담배 규제 방안이 나올 수 있게 된다.
◇식약처, 담배 등 안전위협물질 안전관리 강화키로=이날 식약처는 담배를 마약, 술과 함께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물질로 규정하고 안전관리를 위한 정책들을 내놓기로 했다. 식약처는 첫 단계로 담배성분 분석법을 평가하는 틀을 만들 예정이다.
이 평가 틀부터 만들어야 담배에 들어가는 특정 품목의 안전관리를 할 수 있어서다.
식약처 관계자는 "성분이 뭐가 들었는지 알아야 안전관리를 할 수 있다"며 "위해물질에 대한 인체 노출이 얼마나 되는지 평가해야 담배가 위험한지 아닌지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복지부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호프집과 PC방에 이어 당구장, 골프장, 스크린골프장, 무도장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개정안을 오는 6월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담배회사를 상대로 최대 33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공공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행하기 때문에 사실상 담배 생산· 판매·소비에 이르는 전 방위 압박이 진행되는 셈이다.
◇담배 유통, 가격 넘어 성분 지적으로 확대되나=담배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며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국감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식품과 의약품, 화장품과 달리 담배의 안전관리는 어느 곳에서도 담당하지 않는다"며 "독성이나 안전관리에 적합한 식약처가 담배규제법 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담배 관련법은 '담배사업법'과 '국민건강증진법'으로 나뉜다. 기획재정부 소관의 담배사업법은 원료용 잎담배 생산이나 수매, 제조, 판매 등을 정하고 있다. 반면 복지부 소관인 국민건강증진법은 담뱃세와 금연구역 지정 등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항들을 담고 있다.
이처럼 담배 관련 업무가 유통, 가격, 금역구역 등에만 치중되다보니 담배 자체의 성분분석이나 안전관리는 사실상 방치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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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그동안 새로 출시되는 담배에 어떤 첨가물이 들어있는지, 담배 속 연초에 잔류 농약은 얼마나 있는지, 담배를 태우는 과정에서 어떤 유해성분이 있는지는 정확히 모른 채 사람들이 담배를 펴왔다.
그러나 이런 한국과 달리 미국은 2009년 6월 '가족흡연예방 및 담배 규제법'을 제정해 담배 신제품이 나오면 시판 전 이를 심사하고 담배성분까지 공개하고 있다. 한국도 앞으로 성분분석법과 안전관리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 이 같은 시스템이 가동된다.
◇유해 성분 밝혀내, 건보공단 담배소송에도 영향 줄 듯=성분 분석 결과 유해한 물질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지면 건보공단에서 추진 중인 담배소송에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담배 회사가 담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어떤 성분을 첨가했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다. 각종 금연 규제를 만들고 있는 보건복지부 정책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각종 담배 규제 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사전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효율적인 성분 분석과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기재부와 복지부 등 타 부처와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