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1년, 재산형성에 별 도움 안됐네

재형저축 1년, 재산형성에 별 도움 안됐네

한은정 기자
2014.03.05 17:45

이자소득세 비과세 매력없어

정부가 서민들의 재산형성을 위해 18년만에 부활시킨 재형저축(재형예금·재형펀드)이 출시된지 1년만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재형저축은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나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에 한해 7년이상 유지시 이자·배당소득세 14%를 면제해주는 상품이다.

◇계좌해지 계속 증가..은행이자 낮고 펀드수익률 부진=재형저축은 지난해 3월6일 출시 초기만해도 가입 열풍이 일었지만 최근에는 비과세 혜택을 포기하고 환매수수료(펀드만 해당)를 내면서까지 계좌를 해지하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월말 재형예금과 재형펀드를 합친 재형저축 계좌는 175만2297좌로 집계됐다. 재형저축 계좌는 출시 초반인 지난해 3월말에는 144만5045좌로 6월말까지 석달동안 매달 평균 12만7831계좌씩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말 182만8540좌로 고점을 찍은 뒤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새로 만들어지는 계좌보다 해지되는 계좌가 더 많다는 얘기다.

이처럼 재형저축 계좌가 감소하고 있는것은 재형예금의 경우 일반 예금에 비해 금리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대부분 시중은행은 3년간 4~4.5%의 이자를 주고 나머지 기간에 대해서는 변동이자를 지급한다.

재형펀드도 사정이 좋지는 않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재형펀드 68개의 평균수익률은 설정이후 3.08%를 집계됐했다. 이 중 19개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로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삼성재형차이나본토증권자투자신탁 1[주식](-14.71%), 동양재형차이나본토주식증권자투자신탁H호(주식)(-12.75%), 신한BNPP재형봉쥬르동남아시아증권자투자신탁(H)[주식](-10.15%) 등 이머징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이미 국내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어 현재 출시된 재형펀드는 모두 해외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설정액은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과 KB재형밸류포커스3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이 각각 356억원과 65억원으로 이 두 펀드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설정 후 1년이 지났고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에 대해 청산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소규모 펀드는 분산투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펀드 관리상으로도 무관심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형저축이 출시됐을 당시 은행권에서 밀어내기 식으로 판매가 이뤄졌다"며 "아는 사람에게 장기보험을 가입하고 불필요해 해지하는 것처럼 재형저축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과세 매력없어..소득공제 발의 계류중=재형저축의 인기가 수그러든 또다른 이유는 7년을 묶어둬야 할 만큼 비과세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재형예금에 비과세 한도인 1200만원을 꽉 채워 저축하고 48만원(연 4%)의 이자를 받으면 면제되는 세금은 이자의 6만7200원(이자소득세 14%)에 불과하다.

반면 오는 17일 출시될 예정인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의 경우 연봉 5000만원이하 근로자가 소득공제 한도인 연 600만원을 투자하면 연간 납입액의 40%인 240만원이 소득공제된다. 여기에 과세표준에 따른 세율 16.5%를 적용하면 39만6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재형저축에 대해서도 소득공제를 해주는 방안이 법안이 현재 정치권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작년 6월 재형저축 납입액에 최대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현재까지도 계류중이다. 이낙연 의원실 관계자는 "오는 4월 국회 조세소위에서 심의될 예정으로 여야간 문제는 없지만 정부가 받아들여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재형저축에 대한 소득공제는 소장펀드와 중복되는 부분으로 법안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소장펀드 법안이 계류됐던 이유 중 하나는 아직 재산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서민들의 투자손실이 우려됐기 때문"이라며 "최근 재형펀드의 수익률을 보면 정치권의 반대는 더 심할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