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최저임금 '사각지대' 경비원…보완 법안 나온다

근로기준법·최저임금 '사각지대' 경비원…보완 법안 나온다

이하늘 박광범 기자
2014.11.1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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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벼랑 끝 경비원' 런치리포트-①]'고무줄' 휴게시간…휴일·연차 보호도 없어

최근 과다한 업무와 폭언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잇달아 아파트 경비원들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벌어졌지만 이들은 근로기준법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내년부터 아파트 경비들에게도 도입되는 최저임금법은 오히려 인건비 부담으로 경비원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 되고 있다.

이에따라 국회에서 아파트 경비원들의 업무환경 개선 및 일자리 보호를 위해 관련법 개정 및 재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

◇ "경비업무 이외 지시 못 하도록..." 법안 준비중

13일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현행 주택법 42조를 개정해 입주자대표회의 및 관리자가 경비원 업무 이외를 지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벌금 등 처벌조항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아파트 경비원의 업무를 명확히 구분토록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정하는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토록 유도해 경비직의 업무를 명확히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도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 등의 폭행·폭언 방지법을 준비한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주택관리공단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인용 "2010년 부터 2014년 8월까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근무자들이 민원인에게 받은 폭행·폭언이 총 716건"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법은 악성 민원인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주민 대표, 지자체 복지 담당자, 사법기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으로 구성된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악성 민원인을 규제할 수 있는 임대주택법과 주택법 개정안 발의를 위해 현재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를 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홍콩에서는 임대주택의 경우 벌점제를 도입해 경비원, 혹은 주민들에 위해를 가하는 입주자를 퇴거시키는 제도가 있다"며 "이 역시 꼭 법안이 아니더라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편해서'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경비원 "다른 업무 비중 80% 육박"

현행법 상 경비업무는 '감시단속직'으로 분류돼 근로기준법 상 근로시간·휴게·휴일에 대한 규정은 물론 1주일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 역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고용 계약 당시 근무시간의 상당부분을 휴게 및 수면시간 등으로 간주해도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다.

예를 들어 경비원이 12시간동안 2교대로 근부를 해도 고용계약 과정에서 휴게 2시간, 수면 4시간을 명시하면 급여가 인정되는 유급 노동시간은 6시간에 불과하다.

올해 최저임금은 5210원이다. 이를 계산하면 일 급여 기준으로 3만1260원, 휴일 없이 한달을 꼬박 일해도 93만7800원의 월급을 받는다. 그나마도 현행법 상 경비원은 최저임금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실질 임금은 더욱 줄어든다.

하지만 아파트 경비원들의 업무는 감시단속에 국한되지 않는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지난 9월 진행한 '아파트 경비 노동자 안전보건 실태' 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원들의 '하루 업무 분포'는 △방범·안전관리(22.1%) △청소(22.6%) △분리수거(16.65) △택배관리(20.5%) △주차·통근 관리(12.7%) △기타(13.5%) 등으로 구성됐다.

감시단속 이외의 업무가 5분의 4에 달하지만 '감시단독직'이라는 굴레로 인해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권리 가운데 상당부분을 박탈당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법적으로 보장받는 휴게시간에도 아파트 경비원들은 지시 등에 따라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조사에 응한 경비원 가운데 55%는 "휴게시간 중에 관리자가 순찰 등의 업무를 강요한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63.9%는 "쉬고 있으면 주민의 불만이 커서 제대로 못 쉰다"고 답했으며 "쉬고 있는데 택배나 방문객이나 취객이 찾아와 잠을 깨운다"는 응답도 84.6%에 달한다.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이 의원은 "11월 중하순 공청회를 열고 경비 노동자들의 현주소를 파악, 노동 및 법률 전문가들과 이를 보완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 그간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아파트 경비원들의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고령자고용지원금 부활, 경비원 최저임금 보장 해결책"

최저임금제도 도입과 관련해서는 우원식 새정치민주 연합 의원(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이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내년부터 아파트 경비들도 최저임금을 받게됐지만 이로인해 관련 인건비가 상승하면 오히려 아파트들이 경비원 고용인원 감소 및 전자·IT 기기도입을 통한 경비원 대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우 의원은 올해로 폐지되는 노동부의 '고령자고용지원금' 제도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해당 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 및 시행령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고령자고용지원금 제도는 60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 촉진 지원을 위해 지난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됐지만 올해 말 종료된다. 고령자고용지원금 지원 대상에는 경비 및 경호서비스업이 포함됐다.

이에 우 의원은 고령자고용지원금 제도를 연장하고,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로부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게 우 의원 측의 설명이다.

우 의원실 관계자는 "고령자고용지원금 제도를 연장해서 인건비 부담 때문에 경비원을 해고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막아야 한다"며 "제도 적용을 어떻게 할지는 앞으로 고용노동부와 협의를 통해 점검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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