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실업급여 곳간을 사수하라'③]

출산전·후 휴가 및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사업 재원을 고용보험기금의 실업급여계정(이하 실업기금)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부터다.
'남녀고용평등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 제18조에 따르면 출산전·후 휴가 급여 등 모성보호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국가재정이나 사회보험에서 분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출산전·후 휴가 및 육아휴직과 같은 모성보호사업에 실업기금을 끌어다 쓰고 있다. 모성보호사업에 들어가는 사회보험은 원칙적으로는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출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지난 2001년 육아휴직 급여제도를 도입할 당시 사회보험기금 중 재정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고용보험기금의 실업기금에서 끌어서 쓰던 관행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모성보호사업의 실업기금 사용의 불가피함을 인정했다. 대신 '모성보호비용의 사회부담 적용확대를 위한 촉구 결의안'을 동시에 의결했다.
결의안은 '정부는 일정 연한이 지난 후에는 산전후휴가급여를 전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하면서 그 비용은 일반회계와 국민건강보험이 부담하도록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중장기적인 재정대책과 제도개선책을 강구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결의안의 내용은 지켜지지 못했다. 14년이 지나도록 모성보호사업 예산은 실업기금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 2002년 250여억 원이었던 모성보호사업 급여는 지난해 7401억원까지 늘었다. 여기에 △육아휴직 급여 상승 △육아휴직 대상 확대 △아빠육아휴직제 도입 등과 같은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모성보호사업으로 전용되는 실업기금 액수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실업기금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모성보호사업에 대한 국고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모성보호급여 비용의 40% 이상을 정부 일반회계에서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지난 2013년 11월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 한 의원의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에 여전히 잠자고 있다. 지난해 2월 법안소위에 회부됐지만, 다른 사안들에 밀려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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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당장 수천억 원의 재정 부담을 이유로 개정안 통과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노위 야당관계자는 "정부가 모성보험사업 정책을 매년 확대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실업기금에서 비용을 끌어다 쓰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 예산이 아닌 기금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관련 예산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 역시 "모성보험급여 일반회계 분담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70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모성보호급여에는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개정안의 취지를 반영한 점진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