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인권법' 처리 무산…10개 법안 '계류'

'군 인권법' 처리 무산…10개 법안 '계류'

박소연 기자
2015.07.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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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국방부 '인권'보다 '복무규율' 우선 입장…'옴부즈맨' 도입 소극적

지난해 8월19일 국방위 법안소위에서 법안심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1
지난해 8월19일 국방위 법안소위에서 법안심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1

'군 인권법' 처리가 또 다시 불발됐다. 2012년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군인지위향상에 관한 기본법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쌓인 '군 인권' 관련 법안 10개를 병합 심사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안 의원의 법안과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의 '군인복무기본법', 같은 당 안홍준 의원의 '군인권보호법',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군인권기본법, 이개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군인권 개선에 관한 특별법' 등 10개 법안을 심사했다.

이들 법안 내용은 각기 상이하지만 대체로 △군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그 한계를 규정하고 △군인으로서 준수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군 밖에서 군을 감시하는 '군 옴부즈맨'(군인권 기구)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안 의원의 법안은 '군사옴부즈만'을 두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 군인의 기본권 보장과 한계를 명시하고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 구제방법을 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홍준 의원의 법안은 국방부 내에 군인권보호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법안은 국회에 '국방감독원'을 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개호 의원의 특별법안은 국회 소속으로 '군인권보호원'을 두고 군인권침해 사건을 독립적으로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해 '윤일병 구타사망사건'의 영향으로 19대 국회 들어서만 '군 옴부즈맨'을 설치하는 법안이 4건 발의된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 논의는 더디다.

국방부는 수차례 논의에서 '군 옴부즈맨'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해왔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도 국방부는 이 법안들을 심사하면서 '군 옴부즈맨'은 국방부와 국회, 인권위, 권익위 등 어디 설치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많다는 이유로 '군 옴부즈맨'은 우선 제외하고 군인권법을 제정하자는 의견을 냈다.

윤후덕 법안소위 위원장은 "상당히 오랜 기간 논의를 했고 자꾸 다른 관련 법안들이 들어오고 있어 이 시점에서 종합적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며 "군인권 특위에서도 옴부즈맨은 논의는 많이 했지만 결론은 안 났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결론이 안 나니 국방부가 결심해서 마무리 수순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옴부즈맨'을 제외하고도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이날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정부의 총괄적 입장은 군인권을 보장하는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군인의 '인권', '기본권' 보장만을 앞세우는 것은 곤란하고 법명을 '군인복무기본법'으로 하자"며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또 심사대상 10개 법안 중 5개 주요 제정법안 5개 중 유일하게 '군 옴부즈맨'에 대한 논의가 없고, 군 인권보다는 군인으로서의 복무자세와 책임, 의무를 규정에 초점을 둔 한기호 의원의 법안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여당의 반대 의견도 쇄도했다.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휘관이든 직업군인이든 병사든 구분하지 않고 군인 인권? 상호간 존대어 사용? 어디까지 존대해야 해요? 불분명한 법은 위헌이에요. 지휘관하고 사병은 달라야 한다니까요? 국방부는 이 법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거예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기호 의원은 "제가 이 법을 만들 땐 군인복무 규율을 법률로 상향시키자는 게 근본 취지였고 여기 인권이 들어가고, 환경이 들어가고 다 집어넣어서 가시고기가 됐다"며 "다 종합해서 국방부에서 정부안을 만들어 오시라"고 주문했다.

그는 "시각이 서로 너무 차이가 난다. 안규백, 안홍준, 심상정, 이개호, 제 안을 보면 동일한 사안 갖고도 생각이 전혀 다르다"며 "군 인권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법으로 충분하다. '군인복무기본법'이란 제목 자체를 양보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무슨 사건만 터지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법만 만드는 것, 국회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며 "이 법 만든다고 구타가 없어질 것도 아니다. 밑도 끝도 없이 어느 다른 규정과 충돌되는지도 모르고 직업군인과 사병 뭉뚱그려 만든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법안소위 위원장은 "전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군 옴부즈맨은 국방부도 공감대는 충분이 가졌고 지난해 윤일병 사건을 겪었듯이 군인권법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물론 군은 전투조직이고 전쟁을 대비하는 조직이지만 60년 동안 전쟁 없이 병영생활로 계속되고 있다"며 " 전시조직이지만 평시 직장생활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조직에서의 인권 문제는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견있는 건 빼고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은 포함해서 의견을 모으자"고 주장했다.

결국 국회는 다음 회기에 군인권 관련법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출범한 '군인권 및 병영문화혁신 특위' 역시 '군 옴부즈맨'을 집중 논의해 지난 4월 국방부 밖에 독립적 군 옴부즈맨을 두는 방안을 정책과제로 의결했지만 국방부는 이를 '장기검토 과제'로 보류하는 등 시종일관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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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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