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노동+3 개혁'…朴대통령 남은 임기 '네마리 토끼' 사냥

"국회는 '민심'을 보고 가고, 대통령은 '역사'를 보고 간다."
정치권의 격언이다. 국회의원은 다음 선거를 의식해 민심을 따라야 하지만 대통령은 다르다. 현행 헌법상 연임이 불가능한 대통령은 저항이 있더라도 '개혁' 등 임기 중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기는 데 집중하게 마련이다.
임기반환점(8월25일)을 한달여 남겨둔 박근혜 대통령의 최대 화두는 '4대 구조개혁'이다. 노동·공공·금융·교육 분야가 대상이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도 일단락된 만큼 올 하반기부터는 '4대 구조개혁'을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가 예상된다.
◇ "개혁 안 하면 미래세대에 빚"
박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렵고 미래세대에 빚을 남기게 돼 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너무 힘들고 고통의 반복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노동개혁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세대 간 상생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정규직 차별화로 대표되는 고질적인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노동시장의 유연 안전성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해야만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공개혁에 대해서는 "공공부문의 뿌리 깊은 비효율을 걷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민간기업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적폐를 해소하고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금융개혁과 관련, "금융이 담보나 보증 위주의 낡은 보신주의에서 벗어나 실물경제의 발전을 제대로 지원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금융감독 개선, 기술금융 정착, 핀테크 활성화 등 다방면에서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개혁에 대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학교를 만들고 능력 중심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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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각 국무위원들은 향후 30년의 성장을 위한 토양을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개혁과 부패척결에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모든 개인적인 일정은 내려놓고 국가경제와 개혁을 위해서 매진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17년 만에 최대 '노동개혁'
'4대 구조개혁' 가운데 최우선순위는 단연 '노동개혁'이다. 박근혜정부의 '명운'이 걸린 최대 역점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독일 경제를 부흥으로 이끈 슈뢰더 정부처럼 노동개혁 하나만 성공해도 박근혜정부는 역사에 성공한 정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2000년대초 '헤르츠법' 등 강력한 노동개혁을 추진한 탓에 정권을 잃었지만 그 노동개혁 덕에 독일의 실업률은 10%대에서 4%대로 낮아졌다.
박 대통령이 16일 여당 지도부 회동에서 가장 힘주어 당부한 것도 '노동개혁'이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에 호응해 "표를 잃을 각오로 노동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 양극화'의 해소다. 이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임금피크제 도입 △업무부적격자 해고요건 완화 △통상임금 기준 정비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 △실업급여 확대 △비정규직 보호 강화 등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내용들이다. 정규직 등에 대해선 유연성을 키우고, 비정규직이나 실직자에 대해선 안전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만약 이 방안들이 모두 관철된다면 1998년 정리해고 도입과 국민연금 확대적용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노동개혁이 이뤄지는 셈이다.
정부의 목표는 올해 중 노사정위원회 합의 타결이다. 관건은 노측 대표인 한국노총의 태도다. 한국노총은 지난 4월 노사정 대타협 결렬을 선언하며 협상장을 떠난 뒤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핵심 쟁점은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위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과 업무부적격자 해고요건 완화다. 한국노총은 지난 2일 17년 만에 총파업까지 결의했다. 야당도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며 가세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한국노총도 노동개혁의 필요성에는 일부 공감하고 있고, 정부와 등을 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올해 중 노사정 합의는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 "편하게 가는 길 택할 수도 있었지만···"
공공개혁의 경우 지난해 11월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미 여당의 당론으로 추진되고 있다. 부실 공기업을 해산시킬 수 있도록 하고 공공기관에 호봉제 대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야당이 신중론을 고수함에 따라 법안은 여전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금융개혁의 핵심은 '핀테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 도입이다. 정부는 올해 중 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1∼2개의 인터넷은행 '시범인가'를 내어줄 계획이다. 쟁점은 인터넷은행에 대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적용하는 문제다. 현행 법상 산업자본은 은행의 지분을 4% 넘게 가질 경우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그러나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야당은 '은산분리 완화'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금융당국은 금융 규제를 '포지티브'(열거주의) 방식에서 '네거티브'(포괄주의) 방식으로 바꾸는 등의 금융감독 체계 개선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교육개혁의 최대 쟁점은 지방교육재정 개혁이다. 학생 수가 줄어든 곳에는 그만큼 교부감을 덜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방 교육청들은 '교육자치 훼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진보 교육감' 시대를 불러온 교육감 직선제의 폐지도 정부·여당이 내심 원하는 과제 가운데 하나다.
4대 개혁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그러나 청와대의 의지는 확고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그냥 편안하게 지나가는 길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국민들이 저에게 준 권한으로 국민들과 다음 세대에 좀 더 나은 미래를 남겨야 한다는 것이 저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하나 개혁하는 데에도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으냐"며 "공무원연금 개혁이 공공개혁 과제 가운데 하나였을 뿐인데 그 정도였다면 4가지 분야의 개혁을 한꺼번에 성공시키려면 얼마나 강한 의지가 필요하겠느냐"고 말했다.
노동개혁 '총성'은 울렸지만…'임금피크'부터 제자리

"표 잃을 각오로 노동개혁을 해 나가겠다"
지난 20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발언으로 노동시장개혁의 출발 총성을 울렸다.
노동시장개혁은 현 정부의 4대 구조개혁 중 하나다. 지난해 8월 구성된 노사정위원회가 논의의 주체였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손쉬운 해고를 불러올 수 있다는 노동계의 반발이 대화 단절을 불러와 그동안 지지부진했다.
꺼져가던 불씨는 당청 간의 불화를 끝맺기 위한 지난 16일 청와대 회동에서 "'노동개혁'을 잘 실천해 '경제재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여당이) 이끌어 달라"는 대통령의 주문으로 다시 댕겨졌다.
오랜만에 회복된 당청 관계를 고려해 본다면 노동시장개혁은 여당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결론 도출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회 환노위 한 관계자는 "여야 모두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그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인 공무원연금 개혁보다 여야의 근본적인 생각이 다른 노동시장개혁이 더 험난할 것"이라며 "법 개정 사안들이 많아 상임위 차원 논의가 우선되더라도 결국에는 지도부의 결단 수순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나마(?) 할 만한 '임금피크제' 도입도 난항…법 개정은 더 험난 예고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노동시장개혁 내용으로 ▲임금피크제 확산 ▲통상임금 조정 ▲근로시간 단축 ▲실업급여 개편 ▲저성과자 해고요건 완화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정년 60세 연장 시행(2016년)에 앞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임금피크제 도입을 우선 공공부문에서 시도 중이다. 법 개정 사항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수월해 보였던 임금피크제 확산이지만 결과적으론 거의 한 치도 나아가고 못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선 해고 지침 등이 담긴 기업의 '취업규칙'을 변경해야 한다.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취업규칙 변경은 노조 혹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종사자들의 동의를 구하기 힘들어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부문에서의 '취업규칙' 변경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
이에 따라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해 정부는 사회 통념상 합리적이라면 근로자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관련 지침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노동계와 야당으로부터 '근거가 빈약하다'는 반대에 부딪혀 있다.
법 개정이 필요치 않은 임금피크제 마저도 하나부터 열까지 정부와 노동계, 당정과 야당이 부딪히고 있는 셈. 근로기준법 개정을 해야 하는 통상임금 조정·근로시간 단축·저성과자 해고요건 완화, 고용보험법 개정이 필요한 실업급여 개편 등의 논의는 이보다 더욱 험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與 "여야 타결이 효율적" VS 野 "노사정위서 대화해야"
노동시장개혁의 논의 진전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노동시장개혁 주체를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이 다른 점도 있다.
노동시장개혁의 주사위를 던진 새누리당은 정치권이 직접 나선 협의에 초점을, 야당은 기존의 노사정위원회의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노사정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노동시장개혁을 논의했지만 의미있는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다시 구성한다고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노사정이 합의를 해도 모든 입법 사항은 국회에서 만드는 것이니 여야 간에 타결을 지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논의의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선 다음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의원들이 제출한 근로시간 단축 과 통상임금 관련 80여개 법 개정안을 야당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
그러나 국회 환노위 소속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동자 모두를 비정규직으로 몰고 가려는 집권 여당의 대표의 인식이 참담하다"며 "지금이라도 노동자를 협박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구인 노사정위원회 대화를 통해 실질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핀테크 꽃' 인터넷은행, 금융개혁 핵심…'첫 단추' 주목

박근혜 정부 후반기 금융개혁의 핵심과제는 '핀테크 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과 금융감독시스템 개편이다. 금융산업을 경쟁력 높은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고 투자를 활성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핀테크의 꽃' 인터넷 전문은행 올해 안 시범인가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산업의 수준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발은 늦었지만 국내의 발달된 IT인프라를 바탕으로 빠른 시간내에 금융 사용자의 수요를 충족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사전규제를 최소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업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올해안에 1~2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시범인가를 내준다는 방침이다. 사업진출을 원하는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9월까지 예비인가 신청접수를 받아 예비인가를 내주고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최종적으로 본인가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은행법 아래에서 시범인가를 내줘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 시킨 후 은산분리 규제 완화 등을 거쳐 본격적인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를 연다는 방침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법정 최소자본금을 250억원으로 하고 비금융주력자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50% 이내에서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신동우 새누리당 의원 대표발의) 금융위가 추진하고 있는 방안인 최저자본금 500억원보다 한단계 문턱을 낮췄다.
◇ 입법화는 차기 국회에서
법안통과는 차기 국회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아직까지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현행 규정에는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위해 금융업체 외에는 은행의 지분을 4% 초과해 보유할 수 없게 돼 있다. 의결권 미행사를 전제로 금융위 승인을 받더라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야당 측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하며 사금고화하는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만큼 쉽사리 손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재력 집중을 불러와 위기 상황시 경제 시스템 전체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회 일정도 촉박하다. 당장 9월에는 국감이 예정돼 있어 법안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지기 힘들다. 야당 측 간사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정기국회에서 은행법 개정안이 논의되더라도 일정상 법안에 반나절 이상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워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정기국회 이후에는 사실상 총선 분위기가 본격화되며 법안 처리가 쉽지않아 보인다.

◇시범인가 인터넷 은행 '연착륙'이 과제
정치권에서는 올해 시범인가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얼마나 빨리, 어느 정도나 잘 정착을 하느냐가 인터넷 전문은행의 활성화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범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은행법 개정 등에 보다 유리한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4%룰이 문제다. 금융당국은 현행 제도하에서 시범인가를 내준후 은행법이 개정되면 추가 출자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역량있는 기업들이 선뜻 사업에 뛰어들려고 할지 걱정이라는 말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생존이 걸린 이슈인만큼 도입이 너무 늦어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지티브 넘어 네가티브로…금융규제 시스템 개혁 주력
정부는 금융규제시스템 개혁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행 금융규제가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갈아먹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너무 세세한 것까지 규제를 하다보니 금융산업에 창의적인 모델이 나오지 못하고 관(官)에 의지하는 가운데 산업 경쟁력이 날로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규제의 패러다임을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가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어떤 사업을 하라고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업은 하지 말라는 식으로 규제 시스템을 개조해 금융회사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정치권 역시 규제개혁 시스템 개혁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여당측 정무위 관계자는 "금융규제 개혁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히고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정책인만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공공개혁, 'KBS·EBS' 벽 넘었지만 노동개혁과 '패키지' 가능성

노동·금융·공공·교육의 4대부문 구조개혁은 박근혜 대통령이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이다. 이중에서도 공공부문은 성과중심 인력운용체계로의 전환, 유사·중복기능 조정 등 2단계 정상화 계획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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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발의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공운법) 개정안은 여당에서 이 같은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실상 '당론'격으로 추진된 법안이다. '공기업개혁법'으로 불리며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국민행복과 일자리 창출·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규제개혁특별법)과 함께 여당의 3대 개혁법안 중 하나로도 꼽힌다.
그동안 법안은 공영방송인 KBS와 EBS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문제삼은 야당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논의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여야가 KBS 등의 공공기관 지정 제외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큰 산'을 넘게 됐다. 박 대통령은 공공부문 개혁을 중장기 과제로 보고 임기내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정안에서 논란이 됐던 것은 KBS와 EBS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도록 명시한 4조2항의 삭제다. 현행 공운법은 방송법에 따른 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따른 EBS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영방송으로서 방송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정부가 법령상의 근거, 출연 등 재원구조, 지분구조, 정부보증 여부, 사실상의 지배력 확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KBS와 EBS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 그 기준과 절차도 '대통령령(시행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법안은 지난해 발의된 뒤 약 8개월 가까이 소관인 경제재정소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경제재정소위원장인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KBS 등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받으면서 공영방송으로서의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논의 자체를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일 열린 경제재정소위는 이 의원 개정안 중 공공기관 지정과 분류에 관한 부분만 떼어내 다른 의원들의 공운법 개정안과 병합심사했다. 당시 기재위 전문위원실은 KBS와 EBS를 공공기관 지정 제외기관으로 규정한 현행법이 타당하다는 수정의견을 내놨다.
방문규 기재부 제2차관은 "수정의견과 같다"며 이를 수용했다. 여당 의원들 역시 이에 대한 별도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KBS, ,EBS의 공공기관 지정 불가라는 야당의 주장을 정부여당이 받아들인 것으로, '최대 논란'이 일단 해소된 셈이다.
윤 위원장은 2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현행법대로 KBS와 EBS를 공공기관에서 제외하는 데 여야가 대체로 공감대를 보였다"며 "논의의 진전이 가능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논의의 물꼬가 트이게 됐지만 법안 통과까지는 갈 길이 멀다.
또 다시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공공기관 퇴출에 관한 내용이다. 개정안은 △설립 목적의 달성·존립기간의 만료·그 밖에 정관으로 정한 사유의 발생 △합병 △파산 △법원의 명령 또는 판결 △이사회의 결의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해산이 가능토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거나 2년 연속 수익이 50% 감소하는 등 만성적 경영적자에 시달리는 공기업·준정부기관에 대해 기재부 장관이 해산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담겨있다.
해당 내용은 아직 논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로, 야당도 뚜렷한 반대의사를 밝힌 적 은없다. 하지만 손실발생 및 수익감소 등을 이유로 퇴출이 가능하게 되면 지나친 시장논리로 공공기관의 공익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호봉에 따라 자동 승급하는 현행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에 따라 승진하고 연봉을 받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내용 역시 '임금피크제' 등을 도입하려는 노동개혁과 맞물려 노동계와 야당의 커다란 반발을 불러올 여지가 있다.
윤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적자공기업 퇴출 등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야당이 찬성, 수용한다는 입장은 결코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학교통폐합·직선제·대학개편…첩첩산중 교육개혁
박근혜정부의 4대 구조개혁 중 교육 부문의 핵심은 '지방교육재정 개혁'이다. 정부는 개혁을 통해 절감한 지방교육재정을 서민·중소기업 등 재원이 필요한 곳에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대책은 크게 세 가지다. △교부기준 개편 △주요 교육 서비스 우선 편성 △학교 및 교원규모 효율화다. 쉽게 말해 학생수가 많은 학교에 교육재정교부금을 더 많이 배정하고, 학생수 감소 추세를 감안해 교원 증원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적 측면이 강조되면서도 사적 소유 개념이 혼재돼있는 교육부문 개혁은 학생과 학부모, 교원, 국공립 및 사립학교까지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더해져 앞으로의 전망 역시 어두운 상황이다.

◇지방교육재정 개혁 험로…'시골학교 죽이기' 논란
당장 정부의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대책을 놓고선 각 지방 교육청들이 반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개혁을 시사한 것을 두고 '현재는 물론 미래의 교육까지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맞선다. 한국의 학급당 학생수가 여전히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보다 높다며 더 많은 교실과 교원, 재정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대책이 '소규모 학교 죽이기'라고 지적한다. 학생수에 따라 교육교부금을 교부하고, 소규모 학교 통폐합 기준을 마련해 통폐합에 대한 재정 인센티브 강화를 추진하는 것은 그 대상이 소규모 시골학교에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방학생들의 교육권을 훼손할 수 있단 우려다.
이와 관련,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자료를 분석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통폐합된 학교는 총 246개교였는데, 대다수 학교가 지방에 집중돼있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남이 총 68개교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 61개교 △강원 29개교 △경남 27개교 △충남 18개교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과 인천, 광주, 세종 등 4곳에서는 통폐합된 학교가 한 곳도 없었다.
아울러 정부의 학교 통폐합 기조를 거스르고 '작은 학교 살리기'를 모색하는 지방 교육청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제주와 전북, 충북교육청의 경우 새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인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중지했다.
◇교육개혁 뇌관 '교육감 직선제'
지방 교육청들은 정부의 교육 개혁을 '교육자치 훼손'이라고 비판한다. 정부 정책 핵심에 '진보 교육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정부가 시도지사에 비해 다루기 힘든 교육감들을 견제하기 위해 지방 교육청의 돈줄을 옥죄려한다는 것이다. 선출된 권력인 교육감이 정부 정책도 거부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정책 결정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재정 자립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회 최대 관심사안 중 하나인 '교육감 직선제 폐지' 움직임은 정부와 여당, 보수 교육계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교육감 직선제로 교육자치가 지방자치와 완전히 독립돼, 서로 정책이 엇갈리는 등 사회적 비용 낭비가 크다는 논리를 편다. 교육이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도 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새누리당은 '교육감 직선제 폐지' 관련 국회 토론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고, 당내 '교육감 선거 제도개혁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이철우 의원을 TF팀장으로 임명하는 등 군불때기에 나서고 있다.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5월 시·도지사가 시·도의회 동의를 얻어 교육감을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국회 토론회에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반드시 고쳐야 할 제도"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직선제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교육감 직선제 폐지는 교육에 대한 주민 참여와 결정이라는 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맞선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 관련 국회 입법 과정이 험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시선은 헌법재판소로 쏠린다. 한국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 지난해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심리를 거쳐 이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교육감 직선제 위헌소송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국회 논의 첫 발도 못뗀 '대학구조개혁법'
또 다른 교육개혁의 핵심은 이른바 '대학 구조개혁'이다. 이와 관련,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해 4월 '대학 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대학구조개혁법)' 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제정안은 교육부 장관에게 대학을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입학정원 감축, 퇴출 등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특히 대학이나 법인이 해산할 때, 설립자가 잔여재산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 조항 때문에 교육·시민단체로부터 '먹튀 법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대학 평가 요소가 지방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단 우려도 나왔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교문위원들과 교육부는 지난 6일 당정협의를 갖고 기존안을 일부 수정해 새로운 대학구조개혁법을 발의키로 했다. 교문위 여당간사인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당정 직후 "대학구조조정이 지방대학에 집중된다는 우려가 있어서 지방대가 걱정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대학구조개혁법이 발의되더라도 법안 심사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야당이 법안 논의 자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대학구조개혁법이 교육부에 대학을 평가하고, 정원을 줄이고, 폐교를 결정하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퇴출사학에 경제적 보상책을 주는 것에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은 대학구조조정법의 법안소위 상정조차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