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여당, 여가위 법안소위에 상정 반대…與 "외교적 마찰" 野 "국내기념일 외교문제 운운은 눈치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정작 '위안부 기림일' 제정 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또 다시 보류될 위기에 놓였다.
1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따르면 16일 예정된 여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위안부 기림일을 법정 기념일로 정하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을 예정이다. 여당이 이 법안 논의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심재권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매년 8월14일을 '위안부의 날'로 정하는 내용이다. 같은 당 박민수 의원의 개정안 역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림주간을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012년 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는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의 참상을 처음 공개 증언한 8월14일을 '세계 위안부의 날'로 제정했다. 이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세계 여성단체들은 매년 8월14일 위안부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다양한 캠페인과 연대집회를 열며 이 날을 유엔 기념일로 지정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여가위 야당 간사인 남인순 의원실 관계자는 "광복 70주년 광복절을 앞둔 6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여당이 '박 대통령의 한일간 협의가 임박해 있다', '곧 결과물이 나온다'며 외교적 이유로 보류했고 7월에 재논의를 요청했더니 응하지 않아 회기가 끝났다"며 "이번에 또 다시 12월까지 대통령이 해결한다니 지켜보자며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엊그제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도 진전은 없고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 법안은 유엔 기념일 지정과 같은 국제적 사안도 아니고 국내적 사안"이라며 "3년 전부터 민간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인데 이것 하나 주체적으로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은 위안부 기림일 지정을 '반대'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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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위 여당 간사인 류지영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취지에 반대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한일 외교 협상이 진행중인 과정에서 부담이 될 수 있는 내용이니 연말까지 지켜보고 나중에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여당이다보니 정부와 보폭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법안소위 상정 자체를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구두상 협의로 안건에 올리는 문제 갖고도 야당에서 이렇게 저희가 반대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소위에 들어가면 무조건 처리하자고 할 것"이라며 "법안소위는 내년 초에도 여야 간사간 합의만 이뤄지면 이틀 만에도 소집할 수 있으니 이번에 논의하지 않는다고 19대 정기국회 내에서 재논의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한 국내외적 움직임에도 여당이 이 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것과 관련, 이 법안이 모두 '야당 주도' 법안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 여가위 관계자는 "위안부 기림일이 제정되면 이것이 야당의 공으로 홍보될 것을 정부·여당에서 우려한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기림일 제정은 2013년 구성된 여가위 일본군위안부대책 소위원회에서 여야가 함께 합의한 것인데 이후 야당 의원들만 실제 법안을 발의하고 여당에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14일 국회 여가위 및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 16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복 70주년을 맞아 14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정작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은 지정되지 않고 있다"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38명 중 47명만 생존해 계시는데 정부와 여당에 어떻게 시간을 더 줄 수 있나"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