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19대 국회, 이 법만은⑨-등록금 카드납부제법(2)]

이름 뿐인 '대학 등록금 카드 납부제도'의 근본 원인에는 '수수료 전쟁'이 있다는 지적이다. 수수료 이득을 챙기려는 '카드사'와 수수료가 부담스런 '대학', 수수료 불똥이 등록금 인상으로 연결될 것을 우려하는 '학생들' 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다.
17일 국회 및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한 학생은 100명 중 약 1명(1.1%)에 그쳤다. 등록금 카드납부제가 실효성을 거두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우선 대학별로 특정 카드만 등록금 납부가 가능한 납부환경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등록금 카드납부제가 시행 중인 125개 대학 중 73개 대학(58.4%)은 특정 1~2개 카드사와만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즉 학생들의 입장에선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하기 위해 대학과 가맹계약을 체결한 특정 카드사의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대학들이 다양한 카드사와 가맹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등 등록금 카드납부제 자체에 소극적인 데에는 현재 대학이 부담하는 1.5% 내외의 가맹 수수료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와 같이 카드 납부제 이용률이 저조한 상황에선 수수료가 큰 부담이 아니지만 등록금 카드납부제가 확대될 경우 대학의 수수료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세재정연구원이 서울 소재 31개 사립대학의 2013년 재학생 및 등록금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등록금 카드 납부제 이용률이 30%로 증가했을 경우 대학의 수수료 총 부담액은 약 116억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수수료 1.5% 기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카드납부제 확대만 강요한다면 결국 '카드사 배불리기' 속 대학 재정 부담 증가에 따른 등록금 인상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선 등록금 카드납부제 이용의 경우에는 수수료를 낮춰야 한단 주장이 나온다. 실제 현재 국회에 발의돼 계류 중인 관련 법안 중 새누리당 심재철·신성범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 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수수료 인하와 관련된 내용이다.
심재철 의원안은 등록금 납부를 목적으로 한 카드 사용시 가맹점 수수료를 아예 면제하는 내용이고, 신성범 의원안은 같은 경우 수수료를 1% 미만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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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카드업자에게 부당하게 낮은 가맹점수수료율을 정하도록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실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경우 국민카드와 등록금 수입을 카드사에 일정기간 예치하는 대신 가맹점 수수료율을 면제받는 일종의 신용공여 계약을 적용해 오다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더모아 관계자는 "무엇보다 카드사가 대학들에 수수료를 낮추어 줄 시장 요인이 없다"며 "대학 역시 수수료 인하를 위한 협상력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카드 납부제에 따른 수수료를 누가 부담해야 하냐는 논란도 계속돼왔다. 이 과정에선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수수료를 등록금 납부자가 부담해야 한단 의견도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일부 대학들이 카드 납부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들 대학은 모두 수익자부담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 논의의 핵심은 수익자부담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현금납부자가 카드납부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수익자부담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현재 수수료는 대학이 부담하고 있는데, 카드납부자에게만 수수료 만큼 등록금을 할인해주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수료를 대학이 부담하는 상황 자체가 등록금 인상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수수료 비용이 등록금 인상분에 반영된다면 현금납부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더모아 관계자는 "수수료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의 문제는 납부자-수납자간의 문제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납부자-납부자, 즉 현금납부자와 카드납부자간 형평성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