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우려 속 주민 이주 빨라져…市, 이주 완료되면 철거 여부 결정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중 하나인 중구 회현 제2시민아파트(이하 회현 시민아파트)의 정비계획 이행 여부가 이르면 올 연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회현 시민아파트에 거주 중인 150가구 중 상반기에만 64가구가 다른 곳으로 이주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체 이주 가구 수(37가구)보다 상반기 이주 가구가 훨씬 많은 상황이다. 이주가 빨라지면서 시도 관련 예산을 지난해 47억원에서 올해 9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려 배정했다.
상반기 예정된 64가구가 이주를 마치면 회현 시민아파트에 남게 되는 가구 수는 90가구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전체 352가구 중 약 75%의 이주가 완료되는 셈이다. 이 같은 이주 움직임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민 이주 동의율은 80%를 넘어 90%를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
이에 시는 막바지 주민 설득 작업을 통해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까지는 회현 시민아파트 주민 이주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회현 시민아파트 안전등급이 당장 이주, 철거가 필요한 E등급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시 관계자는 "여전히 일부 주민들이 보상가 상향을 이유로 이주에 반대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만 총 101가구가 이주를 했거나 할 예정"이라며 "눈에 띄게 이주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회현 시민아파트를 철거할지 계속 존치시킬지 여부는 주민 이주가 완료된 후 다시 검토할 방침이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회현 시민아파트가 영화나 TV 프로그램 촬영장소로 활용되면서 일부에서는 시민아파트를 허무는 대신 관광지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970년 완공된 회현 시민아파트는 정릉동 스카이아파트(1969년 완공)와 함께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꼽힌다.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유일한 시민아파트이기도 하다. 시민아파트는 1960년대 말~70년대 초, 판잣집 등 무허가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대신 지은 아파트다. 당시 434개 동, 약 1만7000가구가 건립됐는데 이중 지금까지 원래 모습으로 남아 있는 곳은 회현 시민아파트뿐이다.
회현 시민아파트는 지난 2004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이 나와 2006년 정비계획이 수립되고 주민 철거동의도 얻어냈지만 일부 입주자들의 이주 반대로 계획 이행이 10년째 지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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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어 지난 2014년에도 회현 시민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했지만 당시 진단에서도 D등급이 나와 또 한번 강제 철거가 보류됐다. 재난관리법상 강제 철거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안전진단에서 E등급 판정이 나와야 한다.

비록 D등급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회현 시민아파트에 대한 안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회현 시민아파트는 올해로 완공 47년째를 맞는다. 관할 구청인 중구청이 매년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옹벽, 옥상 등 부분 보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미 수명이 다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이주 속도가 빨라진 것도 이 때문이다. 주민들 스스로 안전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만 2억원을 들여 중구청이 옹벽 등을 보수했지만 근본적인 방책이 될 수는 없다"며 "주민들도 안전 우려가 심각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1억3000만원 수준인 건물 보상금 상향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도 이주 움직임을 앞당기고 있다. 시는 이주 지원책으로 건물 보상금 지급과 함께 아파트 입주권 부여, 공공 임대주택 입주 등을 제안한 상태다. 이에 더 늦기 전에 위례나 마곡 같은 유망지구 특별공급분 아파트를 분양 받는 게 낫다는 쪽으로 주민들의 생각이 바뀌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계속 시민아파트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분들이 있어 장담하긴 어렵지만 안전 문제를 감안, 되도록 빨리 주민 이주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올 연말이나 내년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