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잦은 교체에 업무공백 불가피…비례대표는 3월까지 사퇴 시점 늦출 수 있어

4·13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가 14일 마감되면서 임기를 뒤로 한 채 사표를 던지고 선거판에 뛰어든 공직자출신 예비후보들이 줄을 이었다. 공직선거법상 공무원과 정부투자기관·지방공사의 상근 임원, 지방의원, 언론인 등이 선거에 출마하거나 선거운동을 하려면 선거 90일 전인 이날까지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직이 선거 출마를 위한 간이 정거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는 이날 이수원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임명 4개월만에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했다. 이 전 실장은 부산진을에 도전장을 낸다. 지난해 11월 경남 진주을 출마를 목표로 사퇴한 김영호 전 감사원 감사위원도 임기 4개월을 채운 데 그쳤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3월 임명된 지 8개월만인 같은 해 11월 사표를 제출한 뒤 대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던 공공기관에서도 총선 출마를 위한 기관장의 중도 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박완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과 김석기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지난달 자진 사퇴하면서 각각 경남 창원·의창과 경북 경주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사장은 임기를 2년 남겨둔 상태였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자리도 김성회 전 사장이 지난달 말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내면서 공석이 됐다.
해당 기관에서는 업무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공사 관계자는 "임기 1년도 못 채우는 기관장이 속출하다 보니 업무파악과 인수인계 기간을 빼면 제대로 운영되는 기간이 반년도 못 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는 "그나마 총선 출마로 빈 자리도 낙천·낙선자용으로 한동안 비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직자 사퇴가 일단락되면서 예비후보들의 윤곽도 드러났다. 이날까지 사표를 던진 정부 고위공직자 대부분은 새누리당의 새 인물로 얼굴을 비쳤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직자 사퇴 시한을 사흘 앞둔 지난 11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의 사표를 수리했다. 추 전 실장은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에 출사표를 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말 총선에 나서기로 한 5개 부처의 장관도 교체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회로 돌아와 각각 지역구인 경북 경산·청도와 인천 연수, 부산 서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대구 동구갑, 윤상직 전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부산 기장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청와대 참모들도 줄줄이 사표를 내고 출마를 노리고 있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지난 5월 일찌감치 사표를 내고 서울 서초갑에서 표밭갈이를 시작했고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은 대구 북구갑, 민경욱 전 대변인은 인천 연수, 전광삼 전 춘추관장은 대구 북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강일원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과 김영섭 전 미래전략수석실 행정관, 박종준 전 경호실 차장도 각각 경기부천소사, 경남 진주을, 세종특별자치시 출마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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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서는 지방자치단체 공직자들의 사퇴가 잇따랐다. 지난달 22일 사퇴한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5선을 지낸 서울 은평을에 출마할 예정이다. 천준호 전 서울시 정무보좌관(더민주)과 오성규 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더민주), 이행자 전 서울시의원(무소속)도 사퇴 대열에 동참했다. 이재준 전 수원시 제2부시장은 지난달 15일 사표를 내고 20대 총선 경기 수원갑 더민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배진교 전 인천시교육청 감사도 지난 11일 사임하고 정의당 인천시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인천 남동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아닌 비례대표 의원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는 오는 3월 후보자 등록신청 전까지 사퇴 시점을 늦출 수 있다"며 "공직자 사퇴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