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 '웅~~' 문자메시지가 왔다는 휴대폰 진동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끝도 없이 울린다. 개인적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상대는 거의 없다. 대부분 출입처, 혹은 이와 관련된 문자다.
기자는 현재 정보미디어과학부 소속이지만 3주 전 편집국 인사 이전까지 정치부 국회팀 소속이었다. 정식으로 등록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출입처를 옮긴 이후 기자단 리스트 삭제를 요청했기 때문에 문자 역시 오지 않는다. 2개 정당을 제외하면 어느 정당에도 연락처를 공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받은 문자 가운데 스팸성 문자 대부분은 다른 정당들과 총선을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이 보낸 것들이다. 수많은 총선 예비후보들의 연락에 휴대폰 배터리가 버티지 못할 지경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읍소형 문자와 이메일이 하루에도 수 십 건씩 쏟아진다.
친분이 있는 한 정당 당직자에게 기자들 연락처를 당 소속 예비후보자에게 공유해주느냐고 물었다. '공식적으로는' 공유하지 않는단다. 하지만 당을 오가는 인사들이 많다 보니 연락처 파일이 공유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귀띔이다.
선거철을 맞아 일부 선거 브로커들이 지역 주민 연락처를 모아놓은 파일을 알음알음 해당 지역구 예비후보에게 음성적으로 전달하는 사례도 여전하다는 설명도 이어진다.
그간 국회에서 테러법 처리와 수사기관의 통신 감청 여부를 놓고 정치권이 날 선 공방을 펼치는 모습을 취재해왔다. '개인정보 보호'가 항상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그토록 개인정보 보호를 외치던 의원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생생한데 정작 정당 내부에서는 개인정보가 스스럼없이 오간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출입처를 옮긴 이후 기자의 이메일에서 스팸 처리된 주소는 520건이다. 휴대전화 스팸등록도 어림잡아 300건 이상은 된다. 이 글을 다듬는 순간에도 문자 6통이 쌓였다. 3건은 또 다른 예비후보가 보낸 문자다. 오늘 아침도 이메일과 휴대폰의 스팸처리 클릭으로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