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시세조종을 방치한 제도상 허점을 먼저 탓해야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폭등하면서 우리 주식시장의 후진성과 취약성, 탐욕성에 대한 한탄과 분노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4년 연속 적자에다 자본잠식 상태의 관리종목이 지난 2월초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550%이상 폭등하고 16일에는 장중 시가총액 6조원을 찍어 코스닥 시총 3위에 올랐다.코데즈컴바인(4,150원 ▼475 -10.27%)은 그 다음날은 하한가로 곤두박질 쳤다.
‘희대의 사기극’, ‘코스닥 최고의 작전주’, ‘검은 머리 외국인들의 짜고 치기’ 등 주식투자 게시판에 올라온 어떠한 비난도 부족할 만큼 창피한 현상이 전세계 10위권 규모를 다투는 한국의 주식시장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부랴부랴 시세조종 조사에 착수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는 시세조종이나 불법 거래 여부를 따지기 전에 시장 제도에 내재된 허점이 방치된 데 그 근본적인 원인이 있어 보인다.
즉, 실질적으로 거래가능한 주식수가 상장시의 주식 분산요건에 턱없이 미달하는 현상이 상당기간 발생함에도 정상적인 거래가 허용되는 상황은 시세조종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방치한 것과 다름없다.
주식시장에 ‘수급은 모든 재료에 우선한다’라는 격언이 있다. 재무성과나 연구개발실적 같은 펀더멘탈보다는 주식매매의 수요와 공급이 주가에 우선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그 때문에 주식의 상장과 폐지 관련 규정에는 주식 분산 요건이 엄격하게 규정되고 있다.
현행 코스닥 시장의 중요한 주식분산요건을 보면, 소액주주 비중이 5% 이상 또는 100만주 이상일 때 상장 승인이 가능하며, 2년 연속 20%미만이면 상장 폐지된다. 한마디로 이 정도가 안되면 소액주주의 재산가치와 거래를 정상적으로 보호할 수 없으므로 상장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코데즈컴바인(4,150원 ▼475 -10.27%)의 총상장주식수는 3천784만주이지만 대주주인 코튼클럽의 3천422만주와 채권단보유 337만주가 6월까지 보호예수 상태에 묶여 있으므로 실제 주식거래가 가능한 유통주식수는 0.6%인 25만주에 불과하다. 분산 기준만 본다면 정상적인 시장거래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명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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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지난해 2월 채권자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거래가 정지됐으나 200대1의 감자를 거쳐 지분의 90%를 171억원의 유상증자로 코튼클럽이 인수하면서 12월말에 거래가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코튼클럽과 채권자의 지분 모두 보호예수로 묶이면서 올 6월까지는 유통주식수가 25만주로 국한됐다. 결국 적어도 6월까지는 정상적인 거래가 일어날 수 없는 상태였으며 이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12월24일 거래 개시후에도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였고 2월3일 회생절차 종료 후에도 상장 폐지사유가 발생하는 등 정상적인 투자자라면 매매 불가능한 종목이었다.
그럼에도 거래 재개 후 주가 급등전인 2월말까지 일거래량은 유통가능주식 25만주를 훨씬 초과해 수십만 주씩 되는 날이 빈번했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2월말까지 1조원 안팎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따라서 불순 세력이 있다면 12월말부터 2월말까지 두달 동안 마음대로 수급을 조절하면서 매집했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소위 '선수들'에겐 불과 64억원(12월 말일자 주가 2만5600원기준)으로 거래 가능 주식 전부를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1차적 원인은 유통주식수가 발행주식수의 0.6%라는 터무니 없는 상태가 수 개월(거래재개~보호예수종료)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방치한 데 있다.
코데즈컴바인(4,150원 ▼475 -10.27%)은 거래재개 시점을 발행주식 99.4%의 보호예수가 풀리는 시점까지 연장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행 코스닥시장 업무규정 제25조(종목별 매매거래정지)에도 투자자보호를 위하여 거래소가 인정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거래를 정지 시킬 수 있도록 돼있다.
코데즈컴바인은 제도상 시장감시기능의 빈틈을 악용한 황당하고 탐욕적인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후진성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이다. 만약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형식적 규제주의에 얽매여 아무런 조치를 안 내렸다면 시장 보호를 태만시 한 것이고, 반대로 몰랐다면 시장 감시 기능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된다.
형식과 규정 요건에 얽매여 이런 세력들을 제거할 수 없다고 탓하지 말고 실질적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처로 막을 건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