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의 4년 습지 관찰이 법으로.."송도 매립이 다양성훼손"

고교생의 4년 습지 관찰이 법으로.."송도 매립이 다양성훼손"

지영호 기자
2016.08.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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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노웅래 '습지보전법' 개정안 발의

자료사진/사진=뉴스1
자료사진/사진=뉴스1

고등학생이 4년 넘게 연구한 습지생태 결과가 입법으로 이어져 화제다. 인천 채드윅송도국제학교 12학년(한국 교육과정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베드로(18)군의 이야기다.

김군은 학교 과학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습지보호지역과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송도 갯벌의 수질과 철새 개체수를 2011년 말부터 연구했다. 그 결과 송도 갯벌 매립사업이 수질을 악화시키고 철새의 개체수를 지속적으로 감소시키는 등 생물 다양성을 훼손했음을 밝혀냈다.

이에 김군은 현행 5년주기의 습지 기초조사와 습지보전 기본계획수립을 2년 단위로 축소하는 입법청원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요청했다. 노 의원은 자체 법률검토와 국회입법조사처, 환경부와의 협의를 거쳐 법률로서의 가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이같은 내용의 '습지지보전법' 개정안을 지난달 22일 국회에 제출했다.

김군과 동아리 학생들은 2012년 9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총 22회의 갯벌물을 채집해 분석한 결과, 용존산소량은 평균 2.84mg/L에 불과한 반면, 이산화탄소는 평균 37.8mg/L에 이른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는 송도 갯벌물이 산소는 부족하고 이산화탄소는 과다해 생물다양성 유지에 부적합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도요새와 물떼새 등 철새의 개체수도 해마다 줄었다. 매립이 진행 중인 갯벌에서 관찰된 철새는 2012년 5645마리였으나, 2013년과 2014년 같은 장소와 시기에 관찰된 개체 수는 각각 2891마리와 1449마리로 2년 만에 74.3% 감소했다. 매립이 진행되지 않는 갯벌의 개체도 2012년 4만4325마리에서 2014년에는 3만2050마리로 2년만에 27.7% 감소했다.

노 의원은 "김군의 입법 청원이 타당하다고 판단돼 이를 수용해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게 됐다"며 "고등학생의 연구결과가 입법으로 이어진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지정된 22개의 람사르 습지가 기후변화와 난개발 등으로 급격한 생태변화를 겪을 수 있는 만큼 2년 주기의 조사·계획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군의 조사는 비영리 조류보호 단체인 '새와 생명의 터', 국제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쉽'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고, 세계자연보전연맹 멤버인 나이얼 무어스 박사와 유본 버킬 박사의 감수를 받아 완성됐다.

김군이 포함된 채드윅송도국제학교 학생들은 9월 하와이에서 개최되는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이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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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2026년부터 산업2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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