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관광객 쇼핑족쇄 푼다…정부, 즉시환급 확대 검토

세종=박경담 기자
2017.07.10 05:11

중기청, 기재부에 '즉시환급 1회 거래가액 폐지 및 총거래가액 한도 상향' 의견 제출…"이용현황 및 업계의견 검토 뒤 변경 여부 최종 결정"

정부가 사후면세점에서 쇼핑한 외국인관광객이 부가가치세 등을 바로 돌려받을 수 있는 즉시환급 제도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소비 족쇄를 풀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이후 위축된 외국인관광객의 씀씀이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최근 '즉시환급 1회 거래가액 폐지 및 총거래가액 한도 상향'을 과제로 한 규제개선 건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3만원 이상~20만원 이하 물품을 결제할 때 적용되는 1회 거래가액의 상·하한선을 모두 없애고 현행 100만원인 총 거래가액 한도는 25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이다.

정부는 즉시환급을 지난해 도입했다. 백화점, 의류·화장품 가게 등 사후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한 외국인관광객이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를 뺀 값을 치르도록 한 제도다. 가령 20만원짜리 옷을 살 경우 부가세 10%를 제외한 18만원(환급수수료 제외)만 결제하면 되는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사후면세점 1만5981개 가운데 즉시환급이 가능한 곳은 약 2600개다.

이 제도는 외국인관광객이 국내에서 산 물품에 대해 공항에서 환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 쇼핑 편의를 높였다는 평가다. 기존에는 외국인관광객이 한국 여행 기간 동안 영수증을 일일이 모아야 했고 공항에서도 오래 줄을 서야 하는 등 불편이 많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행 즉시환급 기준이 외국인관광객의 쇼핑 확대를 유도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드 한반도 배치 이후 외국인관광객의 씀씀이가 침체된 상황에서 즉시환급 기준 완화는 소비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입장이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부가세를 환급받고 있다.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은 외국인에게 부가세를 즉시 환급하는 '즉시 환급제'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즉시 환급제는 외국인이 건당 3만원 이상, 20만원 미만의 물건을 살 때 매장에서 바로 부가세 10%를 제외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는 제도로 100만원 한도 내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기존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부가세 환급을 받으려면 일일이 전표를 모은 뒤 출국할 때 제출해야 환급받을 수 있었다. 2016.2.1/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만원 상한선 폐지는 주로 외국인관광객과 대형업체 쪽에서 제기된다. 외국인관광객이 가전제품처럼 20만원이 넘는 고가 물품을 살 경우엔 즉시환급 혜택을 못 받기 때문이다. 고가 물품을 산 외국인관광객이 20만원 이하 영수증으로 쪼개 결제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상점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들은 3만원 하한선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저가 물품에 즉시환급이 적용되면 작은 가게를 찾는 외국인관광객 역시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대구 서문시장 등 전통시장에도 즉시환급이 가능한 사후면세점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즉시환급액 규모가 작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보다 먼저 즉시환급을 도입한 일본의 1인당 총 거래가액 한도는 50만엔(약 506만원)이다. 1회 거래가액은 하한선(5000엔)만 설정했다. 외국인관광객의 고가 물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기재부는 즉시환급 기준 변경을 놓고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즉시환급 도입 이후 외국인관광객 이용현황과 업계 의견을 들어본 뒤 변경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즉시환급 기준을 완화하려면 '외국인관광객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 특례규정'을 손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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