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비전 "모두가 잘사는 나라" 증세 없인 공염불

세종=최우영 기자
2020.06.09 17:29

[MT리포트] 文정부 증세 시즌 3 ②

문재인 정부의 국가 비전은 '포용적 복지국가'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전국민 고용보험 법제화를 추진중이다. 소득보장, 의료보장, 돌봄지원 등으로 경제성장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최소화해 '모두가 잘 사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복지 정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법제화해 매년 지급되는 '항구적 소요'로 고착화될 경우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증세 외에는 답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안정적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적 복지국가는 공염불에 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아동수당·기초연금…늘어나는 복지지출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복지지출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GDP(국내총생산) 대비 10.7% 수준이던 복지지출 비중은 올해 12.3%로 올라선다. 2030년에는 16.2%까지 늘어나고 2060년에는 26.8%에 달할 전망이다.

월 최대 20만원이던 기초연금액은 2018년 25만원으로 인상되고, 2021년에는 30만원으로 상향 예정이다. 2018년부터 0~5세 아동수당이 월 10만원씩 지급되고, 장애인연금 기초급여도 25만원으로 인상됐다.

건강보험은 선별급여 적용항목이 확대되는 등 보장성이 강화됐다. 2017년부터 15세 이하 아동 입원진료비 본인부담률은 5%로 인하됐다. 첫 3개월 육아휴직급여는 2배로 인상되고 무상교육은 전체 초중고생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올해 적자국채만 97.3조원…쌓여가는 나랏빚
유치원생들과 고2, 중3, 초등학교 저학년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인천 미추홀구 연흥유치원에서 등원한 아이들이 거리두기를 지키며 발열체크와 손소독제를 바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나가는 돈이 늘어나는 데 따라 나랏빚도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 기획재정부는 국가채무비율 마지노선으로 40%를 지켜왔다. 이는 EU(유럽연합) 가입 조건이었던 마스트리흐트조약의 60% 기준에서 미래의 통일비용과 연금부담을 각각 10%씩 예상해 차감한 수치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3차 추경까지 진행하면서 올해만 적자국채를 97조3000억원 발행한다. 지난해 30조원 수준에서 3배 넘는 규모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비율이 급속도로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해말 37.1%였던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3차 추경까지 마치면 43.5%로 늘어난다. 나라살림 평가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112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전문가들 "증세 밖에 답이 없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복지 재원을 감당하려면 증세 밖에 답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기축통화가 아닌 한국에서 통화를 찍어내는 것도 무리고, 계속 적자국채를 발행해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 교수는 "단순 복지 증가뿐 아니라 공무원 대규모 증원 등은 매년 발생하는 지출을 만든다"며 "증세 없는 복지 확대는 성립할 수 없다"고 했다. 안 교수는 "일부 정치인은 세금 더 걷을 필요 없이 소득공제율만 낮추면 된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증세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기존 복지정책뿐만 아니라 최근 이야기가 나오는 기본소득 도입 역시 증세를 제외하면 재원 확보가 쉽지 않다"며 "결국 증세를 해야 하는데, 근로소득세를 올릴 경우 조세저항이 생기고 부가가치세율을 높이면 가난한 이들이 더 부담을 느끼는 '소득 역진성'이 발생해 소득재분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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