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직접 사업을 제안하면 정부의 검토를 거쳐 사업비를 편성하는 국민참여예산이 내년도 예산안에서 70% 가까이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국민참여예산을 482억원(50개 사업) 편성했다. 올해 예산 1414억원(71개 사업) 대비 66%(932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국민참여예산 제도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집권 첫해인 2017년 국가재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국민들의 의견을 예산 편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취지에서다. 국민들이 사업을 제안하면 관련 부처들의 적격성 검토나 토론회 등의 과정을 거쳐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는 방식이다.
국민참여예산은 시행 첫해인 2018년 422억원(6개 사업)이 편성됐고, 2019년부터는 이보다 2배 이상 규모로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2019년 928억원(38개), 2020년 1057억원(38개), 2021년 1168억원(63개), 2022년 1414억원(71개) 등으로 늘어왔다.
일각에선 이러한 국민참여예산이 삭감될 경우 예산편성 과정에 국민들이 직접 참여할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동안 국민참여예산을 통해 진행된 사업들은 대개 국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였다. 내년 예산안에 반영된 사업으로는 △정보 소외지역 교육지원 강화(79억원) △국립공원 숲 체험 인프라 구축 야영장 조성 및 정비사업(50억원) △우리 동네 매칭 펀딩(30억원) 등이 있다.
국민참여예산 대폭 삭감은 정부가 추진 중인 지출구조조정 차원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하며 24조원 규모의 지출을 조정했는데, 대상은 주로 지역화폐·수소차 보급 예산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됐던 사업에 집중됐다.
과거 국민참여예산의 집행 부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도 이번 예산 삭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발간한 '2020회계연도 결산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편성된 국민참여예산 사업 가운데 실 집행률이 80%에 못 미치는 사업은 12개로 전체(38개)의 3분의 1에 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 편성과정에서 지출구조 조정이 진행되면서 국민참여예산 규모도 줄어든 것"이라며 "다만 사업 개수로 보면 많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