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재외동포, '소멸위기' 한국의 구원군될까

세종=안재용 기자
2022.10.23 07:10

[MT리포트] 이민청, 피할 수 없는 선택②

[편집자주] 대한민국이 소멸의 길에 들어섰다. 올해로 3년째 인구가 줄고 있다. 산업 현장엔 일할 사람이 없어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비어있다. 해외에서 사람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문화적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재외동포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도 현실적 방안 중 하나다. 캐나다·싱가포르를 비롯한 이민 선진국들의 경험 등을 토대로 해법을 찾아보자.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2.10.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외교부의 재외동포 정책과 재외동포재단의 사업 기능을 아우르는 재외동포청을 신설한다. 신설 재외동포청은 730만 해외동포들의 복지와 권익 증진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가 되는 동시에 '인구소멸' 위기를 맞은 한국으로 동포를 다시 불러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일민족 국가로서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이 큰 한국에서 '역이민'을 우선 장려함으로써 당면한 인구위기를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 '이주'에 대한 거부감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지난 6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방안에서 외교부장관 소속 재외동포청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재외동포청은 앞으로 외교부가 수행 중인 재외동포 정책 기능과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의 사업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재외동포 지원 기능이 강화되고 영사·법무·병무 등 원스톱 민원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재외동포청에 차관급 청장 1명과 차장 1명을 둘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재외동포청을 설치키로 한 것은 재외동포 관련 정책·사업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재외동포는 732만명으로 한국 인구의 15%에 달하지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고국과의 연결고리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이에 재외동포들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들의 복지와 권익 증진을 책임지는 전담 기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았다.

재외동포청은 영사·법무·병무 등 서비스 제공 외에도 재외동포·단체 교류·협력, 차세대 동포교육, 문화홍보사업 등을 수행하게 된다. 한국의 해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역할을 병행하는 것이다.

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전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동포와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우수한 해외자원 활성화가 가능해진다면 바람직한 일"이라며 "다만 해외동포들과 직접 대면하는 일은 여전히 해외에 주재하고 있는 대사관 또는 영사관이 맡게 되는 만큼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개선조치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재외동포청 신설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세계한인민주회의 2022년 콘퍼런스'에서 "재외동포, 재외국민에 대한 업무를 체계적으로 처리할 국가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우리 공약이기도 하고 정부에서도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우리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외동포청이 재외동포들의 복지 등을 챙기는 역할을 넘어 한국의 인구위기 해결에 일조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인구감소라는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국내로 이주하고자 하는 재외동포가 있다면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재외동포청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일민족 국가로서 상대적으로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이 큰 한국에게 재외동포 역이민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윤인진 한국이민학회장(고려대 사회학과 교수)은 "혈통으로는 한 민족이지만 법적으로는 외국인인 동포들이 국내에 체류하는 것은 이민정책의 하나로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동포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동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우리도 필요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으며 비한민족 외국인보다 아무래도 거부감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외동포청이 정책활동을 통해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는 동포들에 대한 반감을 줄이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동포(조선족) 등에 대한 오해가 커져 한국과 동포 모두에게 이롭지 못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교육과 캠페인 등을 통해 바꾸는 정책을 맡는 주무관청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이민청이 세워지더라도 재외동포청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윤 회장은 "앞으로 이민청이 세워지더라도 재외동포청은 (여러 분야에서) 역할분담을 할 수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도 적고 동포를 제대로 알려는 노력도 없다 보니 한국과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재외동포청 등이) 제대로 된 현황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재외동포청이 이민청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이민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기관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혈연에 대한 관념이 강한 한국에서 섣불리 이민청을 설립하기 보다는 재외동포청을 통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선별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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