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연초만 해도 2.0% 성장이 목표였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2% 중후반대로 수렴하는 모습이다.
정규철 KDI(한국개발연구원)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13일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5%는 KDI가 추정하고 있는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이를 해석해보면 경기가 확장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중동 전쟁 충격이 여전하지만 반도체 호조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 영향으로 성장 눈높이를 높여 잡았다.
실제 지난 전망치(1.9%)보다 상향 조정한 0.6%p(포인트)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 몫이었다. KDI는 중동 전쟁이 올해 성장률을 기존보다 0.5%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여기에 정부의 추가경정(추경) 예산 편성 효과가 0.2%p 플러스 효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정 부장은 "만약 중동 전쟁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저희가 2.5%보다 더 높은 수치를 제시했을 것"이라며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폭에서 반도체 기여도는) 0.3%p보다 상당폭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KDI는 반도체 호조에 따라 올해 수출이 4.6%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3.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설비투자 증가율은 2021년(+10.2%)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나아가 KDI는 반도체 호조가 계속되면 이번 전망치보다 실제 성장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정 부장은 "지금 반도체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만약 공급 능력이 빨리 확충될 수 있다면 수출이 더 많이 늘고 성장률이 (이번에 제시한 것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라 성장률 전망치 상향 가능성을 공식화한 상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과 관련,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전략에서 제시한) 2.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2%를 얼마나 상회할 것인지는 반도체 호황 정도, 중동 전쟁 영향 등을 봐야 할 것으로 6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한국은행 역시 5월 말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선 반도체에 편중된 성장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KDI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공사비 상승으로 회복이 지연되며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이 0.1%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전망치(+0.5%)보다 0.4%p를 추가적으로 낮춘 것이다.
아울러 KDI는 지금의 성장률 호조가 일시적인 반도체 사이클의 혜택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시간과 재원을 구조개혁에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부장은 "구조적인 측면에서 지출 효율화를 추진하면 좋겠다"며 "저출생·고령화 추세에 맞춰 기초연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