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조 회계장부 '외감' 수준으로 24시간 투명하게 공개한다

정진우 기자, 조규희 기자
2023.02.21 16:01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3.02.21.

정부가 노동조합(노조)의 회계 장부를 공인회계사 등이 '외부 감사' 수준으로 결산한 뒤 24시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노조가 감사받은 회계 장부를 '고용형태공시제'와 같은 전자공시 사이트에 공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21일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다음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령을 바꿔 노조의 회계처리 방식 등을 24시간 오픈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바꾼다.

현행 노조법 25~27조에 따르면 노조 대표는 회계감사원을 통해 1년에 2회 이상 노조의 모든 재원 및 용도, 주요한 기부자의 성명, 현재의 경리 상황 등에 대한 회계 감사를 실시하고 그 내용을 전체 조합원에게 공개해야 한다.

또 노조의 회계감사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수 있다. 노조 대표는 회계연도마다 결산 결과와 운영상황을 공표하고 조합원의 요구가 있을 때 이를 열람토록 해야 한다. 고용부 등 행정 관청이 요구할 경우엔 이 모든 걸 오픈해야 한다.

다만 현행법엔 노조 회계감사원의 자격에 관한 규정이 없다. 또 회계감사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나와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각 노조에선 '셀프 감사' 혹은 '지인 감사'가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노조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사람이 회계감사원을 맡는 등 노조원 스스로 감사를 벌일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회계감사원 자격을 공인회계사 등과 같은 자격증을 가진 회계 전문가 또는 일정 기간 이상 회계 업무를 담당한 전문성이 높은 사람 등으로 규정하고 일반 기업처럼 외부 감사 수준으로 회계 감사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법에 따라 노조 회계감사원의 독립성·전문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외부 기관에 감사를 받으라고 강요할 수 없지만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 △조합원들에게 걷는 회비 △각종 기부금 등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오픈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이런 작업을 통한 각 노조의 회계장부를 현재 300인 이상 기업들의 고용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고용형태공시제와 같은 전자공시 시스템으로 구축해 누구라도 24시간 찾아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앞으로 노조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노조 회계공시시스템 구축 등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국제기준에 맞춰 조합원 열람권을 보장해 결산 결과 뿐만 아니라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로 확대하고 회계감사 사유도 늘리는 등 전반적인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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