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사업장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2020년 기준 55.8%다.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은 수거 후 세척과 파쇄 등을 거쳐 새 플라스틱 제품이 되기도 하고 섬유를 만드는 원사(原絲)로 재탄생해 의류나 가방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폐비닐 등을 중온에서 녹여 석유화학 원료의 원재료인 납사(나프타)로 쓰는 기술 도입도 한창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통계 수치에는 폐플라스틱을 녹여 난방 등 연료로 쓰는 에너지화 재활용률이 포함돼있다. 열에너지를 일부 얻는다는 측면에서 재활용으로 인정하는 것이지만 탄소배출 측면에선 플라스틱을 태워 없애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엄격한 의미의 재활용률은 절반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생산부터 소비, 폐기까지 전 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제품 생산부터 재활용이 쉽도록 디자인하고 사용자는 보다 재활용하기 좋게 불순물 등을 최대한 제거한 뒤 폐플라스틱을 배출해야 한다. 동시에 수리권 보장을 통해 제품 수명을 늘리고 대체 소재 사용 등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플라스틱 순환경제 조성을 위한 과제다.
2000년대 들어 쏟아진 폐기물 감축을 위한 실천 운동 제안도 유효하다. 프랑스 국적 환경운동가 '비 존슨'이 2013년 저서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에서 주장한 '5R' 운동이 대표적이다.
△거절(Refuse) △감축(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썩히기(Rot) 등 5가지 실천원칙의 앞 글자를 딴 5R 운동은 쓰레기 발생량 '0'을 목표로 하는 '제로웨이스트' 활동의 대명사다. 우리 정부와 유관기관 역시 최근 폐기물 발생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2020년을 전후로 5R 운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5R 운동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불필요한 제품을 거절(Refuse)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최근 환경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일회용품 감축 운동과 비슷한 방식이다. 비닐봉지나 빨대, 일회용 수저·젓가락 등 무료로 나눠주면서 필수적이지 않은 제품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폐기물을 줄이자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사용량 줄이기(Reduce)와 재사용(Reuse)이다. 사용이 불가피한 제품이라면 꼭 필요한 물건 위주로 구매·사용하고 포장이 적은 제품을 우선 선택하는 방식이다. 한번 사용한 제품은 씻어서 다시 쓰고 구매 시 재사용을 염두에 둔 소비도 필요하다. 재가공(Reform)이나 업사이클링을 거쳐 원래 목적과 다른 용도도 활용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재사용에 들어간다.
버려지는 제품을 재활용(Recycle)하는 것도 순환경제 조성의 핵심이다. 기본적으로 소각되는 일반폐기물과의 분리배출을 시작으로 보다 재활용하기 쉽게 디자인하고 배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페트병의 경우 라벨을 떼고 내용물을 씻은 뒤 뚜껑을 닫아 버려야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 플라스틱 제조업계도 이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무라벨 페트병', '떼기 쉬운 라벨' 등을 적용하고 있고 최근 재생원료 내장재를 사용한 기아차의 'EV9'나 재생플라스틱 케이스를 쓴 삼성전자 휴대전화 '갤럭시 시리즈'도 좋은 예다.
썩히기(Rot)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음식폐기물에 주로 적용된다. 바이오 에너지와 유기물 비료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한번 만들어지면 썩지 않는 플라스틱의 특성을 고려하면 제품 수명을 늘려 전체적인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수리'(Repair)나 친환경 소재로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Replace) 같은 '5R+α(알파)' 개념의 실천 운동도 제안이 가능하다.
정부가 속도 내고 있는 탈플라스틱 및 순환경제 조성 대책 역시 5R 운동과 전체적인 맥락을 같이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순환경제 조성을 위한 기본법 제정에 이어 올해부터 탈플라스틱 대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정부는 △감축(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회복(Recovery) 등 4가지 주제를 바탕으로△대체서비스 기반 일회용품 감량 △온전한 재활용 △재생원료·대체재 산업 및 육성 △국제사회 책무 이행 등 과제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