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식으로 때운 상속세 8조원"…27년간 처분한 비중 20%

세종=유재희 기자
2023.06.27 15:20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정부가 지난 27년간 기업으로부터 상속세 명목으로 받은 비상장 국세물납증권(비상장주식) 규모는 8조원을 웃돈다. 하지만 처분 지연 등의 사유로 매각한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최근 화제가 됐던 넥슨의 상속세 물납분을 포함해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규모만 6조원에 육박한다. 해당 비상장주식들의 평균 보유 기간은 약 12년으로 장기간 매각이 늦춰지고 있다.

27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7년부터 기업들이 상속세로 물납한 비상장주식 규모는 8조2282억원(1183종목)이다.

기업은 물납제도에 따라 상속세를 금전이 아닌 부동산이나 유가증권 등 물건으로 대신 납부할 수 있다. 국세 납부는 금전으로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정부는 상속세의 경우 물려받은 재산이 대체로 부동산·유가증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부동산·비상장증권으로 납세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지난 27년간 기업이 금전 대신 물납한 비상장주식이 8조원을 웃도는 가운데 지난 5월 기준까지 매각된 금액은 1조6537억원(813종목)이다. 처분한 비율이 20.1%다.

실제 매각된 금액은 물납금액 대비 더 낮은 수준(1조1930원)이다. 과거 물납한 기업들이 외환위기·금융위기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며 당초 물납금액 대비 평가 가치가 떨어진 영향이다.

현재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물납규모는 5조8500억원(총 324종목)이다. 최근 관심이 쏠렸던 넥슨의 상속세 물납분(NXC 지분·4조7358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 밖에 전체 물납액 가운데 7245억원(46종목)은 상속세 경정청구 등에 따른 위탁 해지 등으로 말소됐다.

아울러 매각기간도 장기간으로 늘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비상장주식(324종목)의 평균 보유기간 12.2년에 달한다. 특히 10년 이상 보유한 비상장주식 물납 규모가 4605억원(211종목), 20년 이상 보유한 규모가 248억원(21종목)이다.

물납제도는 납세자의 편의 제공과 과세권자의 조세 징수권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비상장주식 물납분의 경우 처분 지연이나 유찰을 거쳐 매각금액이 하락하는 등 국고 손실 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과거 최근 5년간 물납된 건은 당초 물납금액을 대비 웃도는 수준으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투자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매각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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