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수 추계 오류가 반복되는 원인으로 '의도적 과소·과다 추계' 혹은 '조직·정치적 요인' 등도 꾸준히 거론된다. 의혹 해소를 위해 객관성·투명성 확보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문재인 정부는 '과소 추계' 의혹에 시달렸다. 2021년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부는 본예산 기준 세수가 282조7000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344조1000억원 걷혀 초과세수 61조3000억원이 발생했다. 오차율이 17.8%에 달했다.
당시 기재부는 초과 세수 원인으로 예상보다 강한 경기 회복과 부동산 거래 확대를 꼽았다. 그러나 정치권 등에선 "기재부가 의도적으로 과소 추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의도적 과소 추계' 의혹의 핵심 원인은 '부동산 세제'에 있었다. 2021년 세수 오차율을 세목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양도소득세 오차율이 54%에 달해 주요 세목 가운데 가장 컸다. 정부 예상보다 부동산 거래가 훨씬 활발하게 이뤄져 관련 세금이 많이 걷혔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2020년 발표한 '7·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를 상대로 양도소득세율을 대폭 높였는데 이를 두고 거래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 세제실이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양도세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추계 결과를 내놓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 정부에 대해선 감세 추진 정당성 확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과다 추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소득세·법인세·종합부동산세를 대대적으로 감면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야당 반대에 막혀 부분적인 감세만 이뤄졌다. 올해 추가 감세 정책이 힘을 얻으려면 "올해 세수가 많이 걷힌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과다 추계' 의혹이 제기된다.
반복되는 세수 추계 오류 원인으로 기재부 '조직' 차원의 문제도 거론된다. 기재부에는 오랜 기간 라이벌 관계인 세제실과 예산실이 공존하고 있다. 두 조직 간 '힘의 논리'에 따라 세수 추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문재인 정부 때에는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왔고 예산실 출신이 중용되면서 '과소 추계'가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제실의 세수 호황 전망을 근거로 예산실이 재정지출을 크게 늘렸는데 '세수 펑크'가 발생할 경우 세제실이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기재부의 '조직적 환경'이 세수 추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예정처는 '세수 오차의 원인과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과소추계로 인한 초과세수 발생시보다 과대추계로 인한 부족세수 발생시 추경편성 등으로 인한 행정비용이나 정치적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이 지목된다"고 밝혔다.
예정처는 "정치적 문제로 정부 세입 과소추계의 경향성을 해석하기도 한다"며 "초과세수는 재정지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재정 책임성을 중요시하는 정책담당자가 재정여력을 숨기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라고 했다.
예정처는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고 본다. 일례로 현행 기재부처럼 세입전망을 담당하는 조직(세제실)이 경제정책이나 세출예산(예산실)을 편성하는 조직과 통합돼 있는 경우 낙관적인 세입 전망 경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예정처는 "정부 경제 전망은 경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기보다 정책 의지를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가 우리 경제 성장잠재력을 과대 평가할 경우 낙관적인 세입 전망으로 이어져 결국 재정적자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