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대통령기록물 이관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12·3 비상계엄 관련 기록물이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지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이하 기록관)은 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제20대 대통령기록물' 이관을 위한 대통령기록물생산기관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이는 지난 4일 공문으로 시행한 '제20대 대통령기록물 이관 협조 요청'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기록관은 대통령기록관장을 단장으로 하는 이관추진단을 설치했다. 이관총괄반·이관기록서비스반·지정비밀이관반·서고반·행정지원반 등 5개 반 42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대통령기록물 이관 대상기관은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같은 대통령보좌기관·권한대행·경호기관·자문기관 등이다. 기록관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대통령이 궐위되면 대통령기록물 생산기관에 대통령기록물의 이동·재분류 금지를 요구하고, 현장 점검을 해야 한다. 또 생산기관은 대통령 궐위 즉시 이관 대상 대통령기록물을 확인해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 이번 현장점검도 이같은 절차가 잘 이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통령기록물은 보안 수준과 공개 가능성에 따라 일반기록물·비밀기록물·대통령지정기록물로 구분하는데 이중 일반기록물은 공개가 원칙이다.
다만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기록물 △국민경제의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기록물 △정무직공무원 등의 인사 기록물 △개인 사생활 관련 기록물로 생명·신체·재산·명예 등에 침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기록물 △대통령·대통령 보좌기관·대통령 자문기관 간 의사소통기록물로 공개가 부적절한 기록물 △정치적 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기록물 등을 지정기록물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되면 최대 15년간 비공개로 보존된다. 사생활 관련 기록일 경우 최대 30년까지 비공개가 가능하다. 전직 대통령이 요구하면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 해제가 가능하고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나 고등법원장 영장을 발부하면 공개가 가능하다. 이 경우를 제외하면 최장 30년간 봉인되는 셈이다.
이같은 지정기록물 지정은 대통령에 권한이 있지만, 윤 대통령 탄핵으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그 권한이 넘어갔다. 지정기록물 지정은 별도 절차 없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사후 검토나 이의 제기 절차도 따로 없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보고 내용을 포함한 세월호 7시간 문건 등을 지정기록물로 분류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명환 한국외대 교수(정보·기록학연구소장)는 "대통령기록물들 중엔 내란 세력 규명에 필요한 자료들이 있는데, 이를 비공개하는 것보다 수사에 활용하는 것이 먼저"라며 "지정기록물이라는 것이 비밀의 목적도 있지만 자료 보존의 목적도 있기에 수사 등 비공개로 활용된 이후 추후에 지정기록물로 지정해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