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최근 2~3년은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국면으로 (외환보유액 자산 다양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며 "단기적으로 외환보유액에 금 보유 비중을 늘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달러의 안전자산 위치하고도 관련이 많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다시 한 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외환보유액으로의 금 추가 매입'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은 국감에서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에 금 보유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올해 들어 금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방송인 김구라씨가 5년 전 금을 1억원어치 사서 지금은 3억4000만원이 됐다는 뉴스도 있었다"며 "한은이 금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외환보유액도 훨씬 높아졌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며 한은의 금 매입 계획을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는 금 매입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관련 질문이 이어졌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을 비롯해 일종의 검증된 디지털 자산도 외환보유액이나 국가 비축 자산에 포함시키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며 한은의 외환보유액 운용 전략에 대해 질의했다.
이 총재는 "IMF(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에서도 달러 위상과 관련해 '최근 금값 상승이 지속될 것인지'가 큰 토픽으로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가진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면 2013년 이후 10년 정도 금을 사지 않고 있었던 것이 합리화가 된다"며 "10년 정도는 금보다 주식 가격이 훨씬 많이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3년 정도 금값이 빨리 올라가면서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수긍하는 면도 있지만, 최근 3년 변화를 보고 자산을 변동시키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선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 가격이 어떻게 변동할지에 대해서는 현재 달러의 안전자산으로의 위치하고도 관련이 많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구조적으로 다시 한 번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어떤 제도적 개선이 있을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세계 10위인데 금 보유량은 38위"라며 "다른 나라 중앙은행은 금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는데, 달러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을 더 사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 총재는 "최근 2~3년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추세였다"며 "외환보유액이 늘어날 때는 다른 종류의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 쉽게 고민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2013년 2월 이후 10년 넘게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고 있다. 12년째 금 보유량은 104.4톤(t)으로 유지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은이 투자수익 창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한은은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외환보유액 운용 대상으로 금의 유용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