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전반 건전성 양호… 품목별 '맞춤 처방' 강철체력 키운다

세종=최민경 기자
2025.10.27 04:10

정부, 석화와 다른 해법… 왜
글로벌 탈탄소 확산세에도 업계 재무 여력 '충분' 판단
감산시 신속 인허가… 친환경 설비에 융자 지원 가능성
부원료 17개 할당관세 낮춰 수출기업 부담완화 추진도

정부가 다음달 초에 발표할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은 감산이 아닌 설비 효율화와 고부가·친환경 전환에 방점이 찍힌다. 철강산업 위기를 타개할 해법으로 '구조조정' 대신 '고도화'를 제시하는 것이다. 미국·유럽의 고율관세와 글로벌 공급과잉 및 중국산 저가공세, 글로벌 탄소규제 확산 속에서도 산업 전반의 재무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최근 3개월 철강 수출 추이.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석유화학업종 대책과 대비되는 방향성이다. 석유화학산업은 대규모 감산과 M&A(인수·합병) 중심의 '선(先)구조조정, 후(後)지원' 방식이지만 철강은 아직 산업 전체가 위기산업으로 분류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철강사의 재무상태가 비교적 양호하고 8~9개 주요 품목별로 상황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 수천억 원의 적자를 낸 석유화학 기업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산업구조 측면에서도 석유화학은 다수의 대형 기업이 나란히 있는 수평구조인 반면 철강은 포스코·현대제철 중심의 수직적 공급망 구조다.

정부가 현 단계에선 M&A 등 구조조정보다 일부 생산라인을 합치거나 감산하는 식의 '설비조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철강산업은 석유화학산업과 달리 8~9개 주요 품목별로 처한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 구조조정보다 품목별 효율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후판·봉형강·철근 등 공급과잉 품목은 생산 효율화가, 전기강판·도금강판 등 고부가제품군은 친환경 투자와 기술개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감산시 신속히 인허가를 해주거나 자산처분시 세제혜택을 줘 매각손실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특별보증을 통해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는 방안, 고효율 설비로 전환하거나 친환경 설비로 대체하는 경우 융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철강 지원책이 석유화학업종 지원책과 구별되는 또다른 지점은 '관세대응' 등 수출·통상대응이 또 하나의 큰 축이라는 점이다.

철강은 주요 수출품목인 동시에 내수시장에서 중국산·일본산 등 저가 수입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기도 하다. 철강수출은 지난 8월 15.4%, 9월 4.2% 급감했다. 정부는 업계의 요청에 따라 원가부담을 낮추기 위해 철강 부원료 17개 품목의 할당관세 인하를 검토 중이다.

또 지난 8월 철강산업이 밀집한 경북 포항에 이어 전남 광양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 앞으로 2년간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 융자우대, 지방투자촉진보조금 국비보조율 상향, 보통교부세 가산 등 재정·행정적 지원이 집중된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 특별법)도 의원입법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해당 법안은 △대통령직속 철강산업특별위원회 설치 △5년 단위 기본계획 수립 △녹색철강기술 R&D(연구·개발)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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