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재생에너지 전환사업의 핵심인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서는 주민참여형 사업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한국은행이 제언했다. 지역 자원을 이용한 수익을 사업자와 지역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은 지속가능성장실이 18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지속가능한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 발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68.4%가 거주지 내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집 근처 1㎞(킬로미터) 이내 설치에 찬성한 비율은 풍력이 8.8%, 태양광이 16.9%에 그쳤다. 이른바 '님비(NIMBY)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 것이다.
보고서는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으로 '주민참여형 모델'을 제시했다. 단순 보상이나 기금 조성뿐 아니라 주민이 사업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설문에서 재생에너지 사업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와 공유해야 한다는 응답은 65.7%를 기록했다. 60대 이상에서는 찬성 비율이 70%를 넘었다. 재생에너지 사업 수익 중 일정 비율을 지역사회 기금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도 74.2%가 찬성했다.
재생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유럽에서는 지역 기반 에너지 공동체가 활성화돼있다. 지역 주민들이 실질적인 운영주체로 전환 사업에 참여하고, 정부는 법·제도를 개선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자체와 관련 기업 주도로 사업이 진행된다. 지역주민은 사후 동의 등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관련 사업에 대한 채권매입 등 간접참여가 주를 이룬다. 채무가 상환된 후에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수익창출 기회가 사라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지원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은 "채권형 중심 구조가 지속될 경우 발전시설과 지역공동체가 절연되는 등 지속가능성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 주민공동체가 직접 사업 지분을 보유하고 사업 운영주체로 참여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분형 투자에 내재된 리스크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한다면 지분형 투자에 대한 잠재적 수요도 현실적 수요로 전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장은 "계획 단계부터 환경·경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 우려를 선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며 "설계 단계에서 친환경 기반의 건축 경관을 공모해 지역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판매가격의 변동성이 지분형 투자 수익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전력판매가격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정책적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며 "정부 주도 입찰제도하에서의 장기고정계약 방식은 수익변동성을 낮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햇빛이나 바람 등 지역의 자연 자원으로 발생한 경제적 성과를 지역사회가 공유하도록 합리적 방안을 정립해야 한다"며 "주민 참여와 수익공유 제도 전반에 걸친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