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상황 관련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5일부터 공공부문에 대한 차량 5부제를 강화한다. 원유 수급 차질이 악화하는 경우에는 민간까지 확대를 검토한다. 전력부문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석탄발전 제약을 완화하고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적기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원안보위기 대응계획을 보고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는 지난 5일부터 원유·천연가스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고 지난 18일부터는 원유에 대한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기후부는 △LNG 소비 최소화를 위한 전원 믹스 조정 △강도 높은 석유류 절감 및 에너지절약 조치 시행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 신속 보급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LNG 소비 최소화를 위해선 전원 구성을 일부 조정한다. 석탄발전의 경우 기존에는 미세먼지 영향이 적은 날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라 80%의 운전 제약이 있었지만 이를 완화하기로 했다. 정비 중인 원전 5기는 오는 5월까지 적기에 가동해 발전 부문에서 LNG 사용량을 줄일 예정이다.
에너지절약을 위한 조치로는 25일부터 공공부문에 대해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강화한다. 다만 장애인 사용 자동차, 임산부·유아(미취학 아동) 동승차량, 전기·수소차는 제외한다.
공공부문 차량 5부제는 2006년부터 의무시행되고 있으나 그동안 기관별 자율 관리에 의해 운영되다보니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위기경보 '주의' 기간 동안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민간은 차량 5부제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되 원유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위기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될 경우에는 민간에도 의무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전국적으로 공공·민간에 대한 강제적인 차량 부제가 실시된 사례는 걸프전이 발생했던 1991년 차량 10부제가 마지막이었다. 공공기관, 대기업 등에는 한시적 출퇴근 시간 조정을 독려해 교통수요를 분산한다.
석유류 사용량이 많은 상위 50개 업체에는 에너지 절감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에너지 절감 목표 달성시 에너지절약시설융자사업 우선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한다. 올해 재생에너지 7GW(기가와트)를 신속하게 보급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1.3GW를 설치해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중동 상황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엄중한 만큼 다소 불편함이 따르더라도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정부는 전 국민이 에너지절약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에너지 자립과 안보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