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송용 유류(휘발유·경유)에 대한 유류세 한시 인하 기간을 오는 4월에서 5월로 연장하고 인하폭을 두배 이상 확대한다. 중동 전쟁 격화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중동 전쟁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방안' 브리핑에서 "유류세 인하를 휘발유는 7%에서 15%로, 경유는 현재 10%에서 25%로 휘발유보다 더 큰 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에 최고가격제와 유류세·유가연동보조금 등으로 적극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 기간을 5월까지 연장하고 인하폭도 확대했다. 추가 인하폭은 리터당 휘발유는 65원(763원→698원), 경유는 87원(523원→436원)이다. 오는 31일 국무회의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오는 27일부터 공포일인 다음달 1일 전 반출·수입신고분에도 소급적용한다.
구 부총리는 "유류세 인하할 한도가 좀 남아 있다"며 "상황이 악화되면 국제유가와 전쟁 상황을 봐서 추가적으로 (인하)해나갈 계획이 있다"고도 말했다.
정부는 선박용 경유까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추가 적용하고 화물·버스 대상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비율을 다음달까지 70%로 20%p 한시상향한다. 정유사 담합혐의 조사를 신속 진행하고 최고가격변동 전후 기간 중 전국적인 주유소 담합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는 에너지 수요 관리에 역행하고 취약가구 보호, 재정부담 측면에서 비효율적이지만 물가안정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고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 보조금의 경우는 이와 정반대의 장단점을 갖는 만큼 정책들의 상호 보완이 가능하단 게 정부의 설명이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이날 고시될 최고가격과 관련해 "여러 측면을 다 감안한 절충의 가격"이라면서도 "최고가격제와 관련해 시장가격과 최고가격 간의 갭을 어떻게 분담하느냐의 이슈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유류세 인하로 세제 쪽에서 일부 분담하는 거고, 기타 정유사 손실 부분은 추경 관련 예산이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공공요금·민생물가 안정에도 나선다. 중동전쟁 영향 우려가 있는 공산품·가공식품 전반 등 20개 품목을 특별관리품목으로 추가지정해 집중관리할 계획이다. 특별관리품목은 기존 23개 품목에서 43개로 확대했다. 또 상반기 중앙공공요금을 동결하고 택시·시내버스·지하철 등 지방공공요금도 지방정부와 협의해 인상시기를 조정한다.
공급망 대응을 위해선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관계기관 합동 위기대책본부를 지난 25일부터 신설·가동 중이다.
특히 지난 23일 나프타를 공급망법상 위기품목으로 지정해 파생상품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지원 확대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요소·요소수에 대해 오는 27일 매점매석 금지를 시행하고 불법·부당행위 단속을 실시한다. 필요 시 소규모 재고 부족기업에 우선적으로 공공비축 물량도 방출할 예정이다.
외환·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다음달 중으로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를 신속 마련한다. 다음달 1일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 이후 자금유입 상시점검체계도 가동한다. 또 재경부 내에 'MSCI 전담조직'을 구성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한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계기로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채 순상환도 추진한다. 최근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국채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5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조기상환)도 실시한다. 긴급 바이백은 오는 27일(2조5000억원)과 다음달 1일(2조5000억원) 양일에 걸쳐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