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우리도 특구" 한 지역당 10개씩…'특별하지 않은 특구' 넘쳐난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4.22 04:00

[전국에 2437곳, 특구 공화국 대한민국]
그 많던 특구 왜 실패했나(상)①

2015년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모습

2437개. 2024년 기준 전국에 지정된 특구 수다.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가 226개임을 감안하면 한 개 지역당 평균 10개 이상의 특구가 중복 지정된 셈이다.

지역특화발전특구, 규제자유특구, 외국인투자지역특구 등 이름은 다양하지만 실제 내용을 보면 차별성은 없다. '특별하지 않은 특구'만 넘쳐난다. 정책 효과는 떨어지고 기업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진다. 그동안 수많은 특구가 지정됐어도 산업개발과 지역발전이라는 본래 정책 효과 달성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이재명정부가 발표한 메가특구도 마찬가지다. 최고 수준의 규제특례와 정책지원 패키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차별성 없이는 또 다른 중복 특구만 양산할 뿐이다. 기존 특구의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운 제도 정비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특구란 산업개발, 지역발전, 외자유치 등을 목적으로 특정한 지역을 지정해 예외적인 권한과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한시적으로 각종 규제가 완화되는가 하면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원 등의 혜택이 제공되기도 한다.

1970년 자유무역지역을 시작으로 다양한 특구제도가 운영돼 왔으나 각종 특구 난립에 따른 유사·중복 문제 등으로 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구제도는 2024년 기준 11개 부처에서 총 87개의 특구·산업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2437개 지역에 지정된 상태다. 이 중 절반 이상은 2010년대 이후 지정된 곳들이다. 2024년 이후로도 특구가 추가 지정됐음을 감안하면 현재는 이보다 수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구 운영 주체가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고 각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특구도 있다보니 특구별 차별화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대개 비슷한 특례 등을 내세우고 있는데 기업의 투자를 이끌만한 매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구 지정기준도 구체적이지 않아 지자체가 요구하면 바로 지정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부산의 경우 부산 내에 지정된 특구의 총 면적은 1824㎢로 부산시 전체 면적(770㎢)의 2.4배에 이른다. 26가지 유형의 100개 이상 특구가 지정됐는데 한 지역에는 최대 12개의 특구가 중첩되기도 했다.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들어선 특구는 제대로 관리되기 만무하다. 새로운 특구 유형을 만들었지만 지자체 수요가 없거나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사실상 사문화된 특구도 다수 존재한다. 마리나산업단지, 소프트웨어진흥단지, 인쇄문화산업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특구지만 지역의 유치경쟁에 따라 여기저기 특구를 지정하다보니 '예외적 혜택 부여를 통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제도 본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전국에 2400여개가 넘는 특구가 있어도 지방의 인재 유출은 계속되고 수도권 쏠림현상은 더 심해졌다. 국토균형발전을 목적으로 도입된 특구제도가 지역 나눠먹기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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