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2437곳, 특구 공화국 대한민국
지방에 가면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기업들이 외면해 실패한 산업공단들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정부가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제시한 로봇, 재생에너지, 바이오,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4개 분야 특화 메가특구를 집중 조명하면서 산단의 성공 조건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지방에 가면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기업들이 외면해 실패한 산업공단들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정부가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제시한 로봇, 재생에너지, 바이오,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4개 분야 특화 메가특구를 집중 조명하면서 산단의 성공 조건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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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7개. 2024년 기준 전국에 지정된 특구 수다.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가 226개임을 감안하면 한 개 지역당 평균 10개 이상의 특구가 중복 지정된 셈이다. 지역특화발전특구, 규제자유특구, 외국인투자지역특구 등 이름은 다양하지만 실제 내용을 보면 차별성은 없다. '특별하지 않은 특구'만 넘쳐난다. 정책 효과는 떨어지고 기업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진다. 그동안 수많은 특구가 지정됐어도 산업개발과 지역발전이라는 본래 정책 효과 달성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이재명정부가 발표한 메가특구도 마찬가지다. 최고 수준의 규제특례와 정책지원 패키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차별성 없이는 또 다른 중복 특구만 양산할 뿐이다. 기존 특구의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운 제도 정비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특구란 산업개발, 지역발전, 외자유치 등을 목적으로 특정한 지역을 지정해 예외적인 권한과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한시적으로 각종 규제가 완화되는가 하면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원 등의 혜택이 제공되기도 한다.
현재까지 특구제도에 대한 평가는 실패에 가깝다. 전국 수천개 특구에 수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으며 각종 혜택과 규제완화를 제공한다고 했지만 지역균형발전과 산업진흥이라는 기대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수도권 쏠림현상은 오히려 심해졌고 특구 내에서도 목표 대비 실적이 현저히 미달한 사례들이 빈번하다. 특구의 실패 요인으로 △컨트롤타워의 부재 △입지 적정성 부족 △미흡한 성과평가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특정한 컨트롤타워 없이 각 부처·지방자치단체별로 중구난방으로 특구를 지정하다보니 유사·중복 특구가 많아지고 각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특구 지정으로 산업 유기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구 지정 이후 제대로된 성과평가도 없어 수없이 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오류가 반복된다. 21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역 산업클러스터 정책·사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9월 기준 10개 중앙부처에서 52개 유형 2330개의 산업클러스터를 지정·운영하고 있다. 관련 예산 규모는 최근 5년(2021~2025) 간 총 6조5000억원에 이른다.
대한민국은 '특구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지역 특례 제도를 운영해 왔다. 2025년 4분기 기준 전국 산업단지는 1359개에 달하며 부처별로 운영 중인 각종 특구는 약 2437개(지정 면적 기준)를 넘어섰다. 지역 발전을 위해 도입된 해당 제도는 시대적 요구와 정권의 철학에 따라 규제 철폐, 기술 실증, 세제 혜택 등 그 형태를 달리하며 진화해 왔다. 역대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각기 다른 핵심 기제를 활용해 왔다. 박근혜 정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역 전략산업 육성' 차원에서 규제프리존을 도입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별로 27개 전략산업을 선정, 특정 산업에 대해 덩어리 규제를 한꺼번에 푸는 '메뉴판식 규제 특례'를 지향했다. △부산(해양플랜트, 사물인터넷) △대구(자율주행차, IoT) △전남(에너지신산업, 드론) 등이 대표적 사례다. 지역 주도의 상향식(Bottom-up) 모델을 처음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으나 규제프리존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법적 근거 마련에 실패했다.
기업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메가특구' 청사진에 대해 '네거티브 규제(금지할 사항만 규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를 전면에 내건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과거의 수많은 특구와 지역개발 정책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실제 기업의 필요에 집중해서 정부의 지원과 국가적 자원을 쏟아야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이 대통령의 메가특구 도입 방안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일단 기대감은 적지 않다. 정부가 선정한 4대 분야, 즉 로봇과 바이오, 재생에너지,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자체가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와 궤를 같이 하고 있어 적절했다는 평가다. 특히 네거티브 규제는 기업들이 그동안 원했던 바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 상무는 "법률에서 금지한 사항 외에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 도입되면 그동안 규제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온 신산업 분야에서 기업의 투자와 사업화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