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산재) 관련 모든 비용과 책임을 수급사업자에 떠넘기는 내용의 부당 특약을 설정한 3개 건설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KR산업,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엔씨건설 등 3개 건설사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법(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 총 7억2900만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산재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건설 업종에서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 안전관리 비용과 책임을 전가하는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한 직권조사에 따른 결과다.
조사 결과 3개사는 산업안전 관련 모든 비용과 책임을 수급사업자에 부담시키는 거래조건 등을 설정했다. 또 사업자별로 법정 기재 사항이 누락된 서면을 발급하거나 공사 착수 이후 서면을 발급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KR산업은 2018년 7월부터 2025년 5월까지 29개 수급사업자에 41건의 건설공사 전부 또는 일부를 위탁하며 계약서 안전관리 조항에 "재해발생 시 수급사업자가 이로 인한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지며 제3자의 피해에 대해서도 수급사업자의 책임과 비용으로 이를 처리해야 한다"는 등 총 3개 조항의 부당 거래조건을 설정했다.
다산건설엔지니어링은 2022년 7월23일부터 2025년 7월22일까지 93개 수급사업자에 311건의 건설공사를 위탁하며 계약서, 안전관리 약정서 등에 "상기 작업의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손해애 대한 책임을 모두 수급사업자가 부담하고 원사업자는 그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안전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사고자와의 합의 비용을 수급사업자가 부담하고 산재 처리가 된 경우에는 경중에 따라 그 비용을 현금납부 또는 기성에서 공제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또 "수급사업자는 상기 작업의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수급사업자 소속 근로자에 대한 모든 민·형사상의 책임을 부담한다"는 등 총 11개 조항의 부당한 거래조건을 설정했다.
아울러 다산건설엔지니어링은 2024년 4월20일부터 2025년 7월10일까지 30개 수급사업자에 수급사업자가 공사를 착공한 날로부터 1~112일이 지난 뒤 61건의 서면을 발급했다. 2022년 7월23일부터 2025년 7월22일까지는 93개 수급사업자에 하도급대금의 지급방법과 지급기일이 누락된 서면을 발급했다.
엔씨건설은 2023년 2월10일부터 2025년 7월18일까지 30개 수급사업자에 41건의 공사를 위탁하며 계약서에 "안전사고시 보상비 및 제경비 일체를 수급사업자가 부담하고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진다"는 등 총 3개 조항의 부당 거래조건을 설정했다. 그 중 15건의 공사와 관련해선 14개 수급사업자에 하도급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이 누락된 서면을 발급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KR산업에 2억5700만원, 다산건설엔지니어링에 3억1200만원, 엔씨건설에 1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또 하도급대금 연동 관련 사항을 계약서에 포함하지 않은 엔씨건설에는 과태료 500만원을 별도로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원사업자가 산업안전 확보 노력을 소홀히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당특약 설정 행위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